박삼구 회장, 금호산업 인수자금조달 밑그림 나왔다

11월 초 자금계획서 제출 전망
금호산업·타이어 등 보유주식 매각해 '종잣돈' 마련
인수금융으로 2700억~3000억원 조달
16일 채권단 회의…금호타이어 지분 담보대체 및 매각 동의 '촉각'
인수금융 기관 확보 '관건'
  • 등록 2015-10-14 오후 5:50:55

    수정 2015-10-14 오후 5:50:55

박삼구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 지분 현황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사재로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002990)(9.9%) 및 금호타이어(073240)(5.5%) 주식을 매각키로 하는 등 금호산업 인수 자금조달 방안에 대한 대략적인 구상안이 나왔다. 다만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과 관련해 채권단 동의를 얻어야 하는 관문은 남아 있다.

박 회장은 특히 지분(Equity) 인수용 특수목적법인(SPC)에 참여할 전략적 투자자(SI)와 인수금융 참여기관 등도 확보해야 한다. 투자확약서(LOC) 등을 포함한 구체적 자금 증빙계획서 제출은 당초 일정보다 늦어진 다음달 5~6일쯤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권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오는 16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담보로 잡힌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지분을 금호산업 인수목적으로 설립할 SPC로 대체하는 방안을 수용할지 논의한다. 박 회장은 오는 12월30일까지 금호산업 지분(50%+1주)에 대한 인수자금 7228억원을 납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주식을 팔아서 `종잣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담보로 잡힌 금호타이어 외부 매각을 위해선 담보 해지가 필요하다. 채권단 내에서는 금호산업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게 될 SPC로 담보를 대체하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이견이 없는 상태다. 반면 매각을 앞둔 금호타이어 주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만한 대규모 지분인 만큼 인수 주체에 대한 불확실성을 염려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대상은 박 회장(2.65%),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2.57%) 지분으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2.84%) 보유분까지 확대될 경우 총 8.06%(1272만7736주)까지 늘어날 수 있다. 금호산업 기존 보유 주식 9.9%도 매각한다. 매각시 박 회장은 약 15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쥘 것으로 기대된다. 이 자금은 자본금 4500억원 안팎 규모로 SPC를 설립해 후순위로 출자되고 박 회장은 SPC 지분 30~40%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

나머지 지분 인수 대금은 복수의 SI들로 채워진다. 박 회장과 친인척 관계로 얽혀 있거나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그룹사들이 거론된다. 대한통운 인수 당시 약 2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해 금호아시아나의 인수를 도왔던 코오롱, 효성, 롯데, 대상, 고려강선 등이 또 한번 백기사로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수금융 레버리지 규모는 약 2700억~3000억원 정도다. 아직 인수금융 주선을 위한 금융기관 접촉은 하지 않은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은데다 박 회장 측과의 무너진 신뢰 관계 등을 감안하면 선뜻 나서려는 금융기관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 자금증빙계획서 제출 기한은 지난달 24일 주식매매계약체결 이후 한 달 후인 오는 23일로 예정됐었지만 2주일 가량 늦춰질 전망이다. 현재 SI 확보를 위한 태핑(시장조사) 단계인데다 인수금융 기관들이 투자확약서를 제공하는데 거쳐야 하는 절차 등을 감안하면 당초 일정안에 자금증빙내역을 제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이 자금증빙내역서를 제출하면 산업은행은 10영업일 이내에 승인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박 회장이 연내 자금 납입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에는 위약벌로 362억원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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