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재인 결단만이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어”

호남 분열하면 총선승리·정권교체 불가, 늦었다고 느낄 때가 기회
분열을 강요하는 상황에 호남은 실망, 패배하고 나면 모두가 죄인
  • 등록 2015-12-22 오후 3:31:19

    수정 2015-12-22 오후 3:31:19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2일 탈당한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하고 문재인 대표가 마이웨이 행보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오직 문재인 대표의 결단만이 이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호소한다”며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건강상 이유로 일주일간 목포에 머물렀던 박 의원은 이날 국회로 출근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떠난 사람, 떠나려는 사람이 야속하겠지만 그들을 떠나게 만든 것도 또 그들을 돌아오게 만들 수 있는 것도 호남을 통합시켜 당을 살리는 문 대표의 결단뿐이다. 늦었다고 느낄 때가 기회이다. 패배하고 나면 모두가 죄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5대 세력이 연합해 모인 우리 당의 현실, 새누리당에 비해 훌륭한 대선 후보들이 많은 우리의 상황에서 집권의 길은 당권 대권 분리라고 주창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당면 과제, 즉 우리의 최대 혁신은 5대 세력의 통합단결이라고 늘 주장했다”고 강조했다. 5대 세력은 김대중 노무현 안철수 한국노총 시민사회단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그러나 패권적인 당 운영은 계속됐고 그렇게 가면 분당은 상수이고 11~12월을 시작으로 내년 1월에 절정에 도달해 2월 신당이 창당 된다고 예측했다. 이를 막기 위해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러한 예측은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 탈당 후 김동철·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이 탈당했고, 이들 의원들은 전날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탈당이 예고된 의원들도 적지 않다. 광주의 권은희 의원이 이번주내 탈당을 검토중이고 임내현·장병완·박혜자 의원도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중이다. 또 비주류 중진인 김한길 의원도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의원은 “최근 모든 대권 후보, 신당 창당 세력들은 저마다 혁신, 새정치, 통합을 외치며 마지막 남은 당의 동력인 호남 특히 광주를 숙주로 삼으려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다”며 “우리 스스로 분열해 광주 호남에게 ‘분열의 선택’을 강요하는 상황이 되었다. 광주와 호남은 이러한 모습에 실망하기 시작했다”고 호남 민심을 전했다.

안철수 신당에 앞서 천정배·박주선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저마다 야권재편과 혁신을 주장하며 신당 창당에 나섰다. 또 문 대표 중심의 새정치연합은 혁신과 단합을 외치며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권을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거를 상기했다. 박 의원은 “호남은 DJ 이래 노무현, 문재인은 물론 그 동안 모든 선거에서 승리를 위해서 단결했다. 호남은 다른 지역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는 사람에게 채워서 승리하게 하는 전략적인 투표를 했다. ‘호남을 때려야 영남, 수도권에서 표를 얻는다는 자학적인 당의 전국정당전략’에도 호남은 변함없이 전략적 투표로 희생했다”고 호남을 치켜세웠다.

박 의원은 이어 “제가 늘 ‘우리는 호남만으로 승리할 수 없고 호남을 빼고도 승리할 수 없다’고 했던 것은 표 계산이 아니라 바로 이와 같은 호남의 존재 의의를 말한 것”이라며 호남이 분열되면 총선과 대선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떠난 사람을 붙잡을 수도 탓할 수도 없지만 문 대표가 결단하면 호남의 분열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당의 분열은 호남의 분열이고, 호남의 분열은 영원한 패배다. 당의 중심인 호남이 와해되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총선 승리, 정권교체는 영원히 불가능하다”며 거듭 문 대표의 결단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중이 하는 이야기를 절이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면 중이 떠나야 하지 않겠나”라고 탈당을 경고했다. 문 대표가 결단하지 않으면 결국 당을 탈당할 수 밖에 없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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