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제일기획(030000)의 인수·합병(M&A) 자금 지원을 위해서도 2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165만주와 우선주 25만주 등 총 2조1932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장내매수 방식으로 취득한다고 26일 공시했다.
자사주 취득을 위한 위탁투자중개기관에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대투증권 등이 선정됐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키로 했다”며 “그동안 거론돼 왔던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 중 자사주 매입을 먼저 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실적 반등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3월에도 1조8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애플이 아이폰을 선보이면서 실적이 악화되자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돈보따리를 풀었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은 미봉책일 뿐, 시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기술 및 제품 개발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회복되면 주가도 당연히 오를 것”이라며 “중국 등 경쟁 업체를 따돌리기 위한 경영 전략 마련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제일기획의 M&A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제일기획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날에는 영국 쇼퍼마케팅 업체인 아이리스 월드와이드를 433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제일기획 입장에서도 비즈니스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의 지분율이 확대되면 경영 안정성이 강화되고 주가가 오르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M&A를 위한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며 “제일기획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삼성전자도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양사 모두에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