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계은퇴 후 전남 강진에 칩거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들 지원에 나서면 정치재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결국 마음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선거지원을 요청한 김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전날 경기 남양주에서 열린 ‘다산 정악용 선생 서세 180주기 묘제’에 참석했다 다시 강진으로 내려간 손 전 대표는 백련사에서 점심 공양을 한 뒤 다산 초당을 찾는 등 평상시와 같은 일정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도 손 전 대표의 선거지원 거절 사실을 전했다. 김 대표는 이날 경기 고양시 후보자 합동 지원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손학규 대표께서 내가 조금 전 통화했는데 정계은퇴 상황에 그대로 머물러 있겠다고 얘기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고맙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사실 손 대표께서 지금 정계은퇴 선언하고 계신 분이기 때문에 본인이 선거에 직접 개입해 유세를 하고 다니는 것을 결심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제가 사실 전화 부탁할 때도 가급적 우릴 도와줄 수 있지 않겠느냐 질문했는데 본인이 정계은퇴 상황 유지하겠다고 생각할 것 같으면 본인 의사에 전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후보들의 간청과 김 대표의 요청을 받고, 손 전 대표 측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경쟁하는 호남을 빼고 수도권과 충청권서 새누리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후보들을 돕는 것을 검토했다. 정계복귀에 선을 긋고 며칠 동안만 후보들을 지원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수도권과 충청권 후보 지원에 나선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새누리당과 다투는 후보들이 대부분 더민주인 조건에서, 더민주만 돕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야권연대가 물건너 가고 손학규계로 거론되는 후보들이 국민의당에도 있는 상황에서, 한쪽 편을 드는 것에 대한 정치적 리스크가 컸던 것이다.
손 전 대표 측근은 전날 묘제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이미 너무 늦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 여기도 읍소하는 사람, 저기도 읍소하는 사람, 저기도 인간적 관계, 여기도 인간적 관계가 있어 상당히 움직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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