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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수익 정다슬 기자] 여수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 주무부처장관인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의 사태인식과 태도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인사청문회 이후 야당의 강한 반대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했던 윤진숙 장관이 이번 여수 기름유출 사태를 계기로 또다시 자질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오후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긴급현안질의. 여야 의원들이 연이어 초동대처 미흡과 정부의 안일한 대응 등을 지적한 가운데 김승남 민주당 의원이 질의자로 나섰다.
김승남 의원(이하 김)= 장관께서 ‘현장와서 보니까 심각하다’고 말씀하시면 안되죠?
윤진숙 장관(이하 윤)= 아니, 제가 그 얘기를 한 것은 (최초 보고됐던) 10㎘정도면..
김= 담당 주무장관께서 그렇게 얘기하면 피해를 본 어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신중하게 해야하지 않나요?
윤= 저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닌데 그렇게 받아들이셨다면..
윤= 아마 맨 처음부터 164㎘라 그랬으면 심각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근데 사실 제가 (기름유출) 할 때마다 다 가는 것도 아니고요..
김= 우리가 95년도에 시프린스호 사건, 이후 태안-허베이 기름유출사고 터지면서 국민들 얼마나 가슴 아파했습니까. 좌불안석 상태에서 두고 볼 수 없다고 해서 전국적으로 봉사활동 가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윤=(약간 웃음기를 띄며) 그와 양이 너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19년전 시프린스호 기름 유출 피해를 입었던 여수주민들이 또 다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윤 장관은 “(그때와는 유출된 기름)량이 많이 차이 난다”는 식의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김승남 의원은 발끈하며 “장관님, 지금 양의 문제가 아니잖아요”라고 호통을 쳤지만, 윤 장관은 “그러니까 제가 (여수에) 간 것 아닙니까”라고 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윤 장관은 이후에도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질타에 “(신고를 늦게한 GS칼텍스의)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저희는 시스템의 의해 움직였는데 자꾸 그렇게 말씀하시면 뭐라고 말해야하나. 저희는 (유출된) 규모가지고 (초동대처를) 얘기한다고 말씀드리지 않았나”고 물러서지 않았다.
윤 장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여당의원들 사이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농해수위 새누리당 간사인 경대수 의원은 “국민들에게 무한책임을 지고 있는 입장에서 자꾸 매뉴얼대로 다했다고만 답변하는게 옳은 태도인가 의문”이라며 “현장에 가기 전에 보고가 정확했어야지 현장가서 알았다는 건 뭔가 문제가 있다. 보고체계를 더 완벽하게 해서 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는게 피해어민들에 대한 온당한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윤 장관의 답변 태도 등을 놓고 새누리당 의원들의 강한 질책이 이어졌다. 여상규 새누리당 의원 등이 사건초기 원유유출량의 늑장신고와 축소보고 가능성을 제기하며 신속한 조사를 통한 선(先)보상 대책 필요성을 요구하자, 윤 장관은 “1차피해자는 GS칼텍스이고 2차피해자가 어민들이기 때문에 어민들에 대한 보상은 GS칼텍스에 구상권 창구 형식으로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에 여상규 의원은 “GS칼텍스는 피해확산의 과실이 있다”며 “어민들이 생업을 포기하고 방제작업에 나서는데 무얼 먹고사나”고 질책했다.
또 윤 장관이 질의응답 도중 “대책을 마련중이다. 협의를 하고 있다”는 등 반복적 답변을 하며 이따금 웃음 띤 표정을 보이자 “자꾸 웃지말고 이야기하라”, “지금 웃음이 나오냐, 사람들이 얼마나 절박한데” 등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새누리당 제4정책조정위 간사인 이현재 의원은 “장관이 전혀 책임을 통감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장관은 근본적인 문제인식을 제대로 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제4정조위원장인 강석호 의원도 “인재로 인한 사고는 정부가 단돈 1원이라도 쫓아가 배상받아내겠다고 하면 사고 예방 조치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책을 주문했다.
윤 장관은 의원들의 거듭된 요구에 선보상 대책과 관련 “GS칼텍스와 협의 중”이라며 “몇 일이라고 말씀은 못드리지만 빠른 시일내에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