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속도 조절? 수출주 힘받을 수 있을까

엔화 약세 기조 주춤..달러-엔 117엔까지 하락
현대차 등 엔저 피해주 반등 가능성 주목
  • 등록 2014-12-16 오후 3:57:59

    수정 2014-12-16 오후 3:57:59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하반기 내내 한국 증시를 괴롭혔던 엔화 약세의 기세가 한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엔저는 그동안 코스피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악재 중 하나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엔저 우려에 짓눌려 있던 수출주에 모처럼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표적인 엔저 피해주인 현대차(005380)는 전 거래과 같은 가격인 17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악화, 코스피가 16.23포인트(0.85%) 하락한 것을 놓고 볼 때 선방한 셈이다.

현대차는 하반기 들어 엔저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를 펴지 못했다. 물론 한국전력(015760) 부지 인수 등 여러가지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도 있지만, 엔저 가속화까지 더해지면서 현대차 주가는 하반기 들어 15만원 대 초반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자사주 매입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17만원에서 맴돌고 있다.

또 대표적인 엔저 피해주로 거론되는 기계업종 지수는 4분기 들어서만 약 7%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철강및금속업종지수도 약 14% 빠졌다.

하지만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엔화 약세가 최근 들어 변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엔저 피해주를 중심으로 한 수출주에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 때 121엔 대까지 치솟았던 달러-엔 환율은 현재 117엔대 중반까지 내려온 상태다. 아직도 엔저 기조는 이어지고 있지만, 엔화 약세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특히 엔화는 지난 14일 진행된 일본 총선(중의원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자민당 등 연립여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추가 약세 우려가 커지던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강세를 보이면서 추가 강세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엔 환율은 무디스가 일본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면서 지난 5일을 기점으로 강세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등급 강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행(BOJ)이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양적완화 확대 신호를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 엔화 상황은 기술적 과열 수준이 역사적 고점에 도달, 속도 둔화나 반락 가능성이 높다”면서 “엔화 강세 전환이 현실화된다면 그동안 부진했던 화학, 철강, 운송, 조선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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