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IPTV 10주년, 조촐한 기념식

  • 등록 2016-07-25 오후 3:09:35

    수정 2016-07-25 오후 3:09:3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034730)브로드밴드가 24일 ‘IPTV 서비스 10주년’을 맞았지만 조용한 분위기다. 최근 CJ헬로비전과의 합병이 불허된 이유에서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
대대적인 외부 행사 대신 이인찬 사장이 22일 오후 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조촐한 기념식을 치렀다. 계획대로 라면 4월 1일 합병법인이 출범해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 의지를 드러낼 만했지만, 10주년을 맞는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20여 분 간 진행된 기념식에서 이 사장은 “Btv의 10년이 있기까지 무엇보다 큰 힘이 됐던 것은 고객의 사랑이었다”면서 “Btv의 혁신적 자세와 고객을 향한 뜨거운 열정은 다가오는 10년에도 변함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가 하나로텔레콤 시절에 ‘하나TV’라는 이름으로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시작한 건 2006년 7월 24일이다. IPTV 개념도, 법도 없었던 때다. 이후 국회 논의를 거쳐 특별법 형태로 IPTV법이 만들어졌고 2008년 말 실시간 방송이 서비스됐다.

Btv 가입자 수는 2015년 말 현재 336만 명으로 KT(510만 명)나 CJ헬로비전(382만명)보다는 적지만, KT스카이라이프(307만명), LG유플러스(253만명)보다는 많다.

그래서 이번에 헬로비전과 합병해 718만 명의 가입자 규모를 만들면 KT군(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포함 817만명)과 한 번 경쟁해볼 만하다고 기대했었다.

회사 관계자는 “10년 동안 350만 가입자를 모았는데 10년이 더 걸려야 750만이 된다”며 “소모적인 가입자 뺏기 경쟁에 치중해 콘텐츠나 서비스에 더 투자하기 어려웠다”고 합병 무산을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SK브로드밴드는 결국 미디어 사업의 성패는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와 콘텐츠 생태계 구축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합병법인 기준으로 약속했던 3200억원 콘텐츠 펀드는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겠지만, 콘텐츠 투자와 자체 제작·기획 기능은 한층 강화해갈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가 지난해 8월 윤상철(해리 윤) 전 삼지애니메이션 부사장을 콘텐츠 담당 임원으로, 10월 윤석암 TV조선 편성본부장을 미디어부문장으로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부문장 영입 이후 소위 ‘윤석암 사단’으로 불리는 10여 명 규모의 기획PL팀을 만들어 드라마 자체 제작 및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키즈 콘텐츠 멀티채널네트워크(MCN)기업인 (주)캐리소프트에 제작비를 지원하고 여기서 만들어진 장난감 소개 동영상을 6개월 동안 독점 제공 받기로 했으며, 자체 기획물인 영화추천 프로그램 ‘이동진 김중혁의 영화당’을 성공적으로 런칭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뽀로로, 로보카폴리, 레이디버그 등 Btv가 독점으로 제공해 온 애니메이션 콘텐츠들은 꾸준한 투자의 결과”라면서 “넷플릭스나 유튜브의 국내 시장 공략이 전면화된 상황에서 콘텐츠 차별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콘텐츠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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