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의 알짜 계열사인 대한통운의 매각은 지난달 경영 복귀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결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통운을 포기하는 대신 매각대금으로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등 주력 계열사의 조속한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 교환사채 부담에 "정리하자" 결단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에 이어 대한통운을 내놓게 된 배경은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통운 인수 당시 발행했던 교환사채(EB) 때문이다.
최근 항공업황 호황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지만 한꺼번에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여력은 없는 상태다. 아직 남아있는 대우건설 풋백옵션 상환액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대한통운의 매각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등 주력 계열사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며 "이번 매각은 박삼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 대우건설 보유지분 공동매각 여부, 가격 등 관건
산은이 대우건설의 대한통운 보유지분을 함께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지만 산은측은 아직 입장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내일(17일)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회의에서 경영기획안을 보고할 예정"이라며 "대한통운 매각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그룹과 대우건설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49.6%의 시가는 16일 종가 9만2800원을 기준으로 약 1조원이다. 대한통운 인수 당시 주당 원가가 17만1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금호측과 산업은행은 최소 주당 매입가 이상의 매각대금인 2조원 안팎을 기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그룹은 지난해 말 대우건설 풋백옵션에 따른 손실로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됐다. 현재 풋백옵션 상환 책임을 지고 있는 금호산업과 재무구조가 악화된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중이다.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을 맺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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