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시즌, 고난의 경기민감주

LG화학 3Q 어닝쇼크 이후 반등 없어
유럽 경기둔화에 중국도 우려.."경기민감주, 4Q도 어렵다"
  • 등록 2014-10-22 오후 3:14:20

    수정 2014-10-22 오후 5:42:14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장부가 수준으로 내린 경기민감주들이 실적우려에 또다시 미끄러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미 3분기 부진한 성적이 예상되는데다 다음 분기에도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전거래일과 같은 1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0.8% 감소한 3575억원이라고 20일 장 마감 후 공시한 바 있다. 시장 기대치(4063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에 시장은 실망했고 LG화학은 전날(21일) 14%대 폭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썼다. 그런데 실적우려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저가 매수세마저 유입되지 않는 모습이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4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35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63억원)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달에만 4분기 영업익 전망치가 7.6% 내려간 점을 감안하면 추가하향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LG화학 뿐만 아니다. 삼성전기(009150), 삼성SDI(006400), 현대로템(064350), 현대중공업(009540) SK이노베이션(096770) 등 3분기 어닝쇼크 우려가 있는 종목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민감주의 자기자본수익률(ROE)는 연이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부터 독일의 경제지표 부진와 그리스 구제금융 졸업 여부가 불거지며 유럽의 경기둔화 가능성이 불거졌다. 이에 유럽의 수요와 밀접한 조선이나 자동차 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경기민감주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주는 중국 문제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화학이나 철강, 에너지 업종의 실적을 좌우한다.

지난 21일 중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3%라고 발표했다. 시장 기대치인 7.2%를 웃도는 성적이지만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성장률은 경착륙을 제한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경기민감주에 대해 시각이 변화하려면 시간이 더욱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은 저가 매력이 있더라도 경기민감주보다 내수주, 경기방어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평가다.

물론 모든 경기민감주가 부진의 늪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 업종의 금호석유(011780)의 3분기 영업익은 61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549억원)를 뛰어넘었고 삼성중공업(010140) 역시 1815억원에 이르는 3분기 영업이익을 발표, 무난한 실적을 보이기도 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실적 시즌 초반부터 경기민감주가 좋지 않은 모습이지만 에너지나 조선업종 등 일부업종은 상반기 실적 충격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보인다”며 “이번 실적 시즌에서는 경기민감주들이 어닝쇼크에서 탈피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경기민감주의 이달 초 대비 4분기 실적 변동률(출처:에프앤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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