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 "폐암환자 방사선 치료 잘 듣게 하는 효소 발견"

한국원자력의학원 연구팀, 유전자 검사 통한 맞춤 치료로 생존율 향상 기대
  • 등록 2015-01-22 오후 2:24:10

    수정 2015-01-22 오후 2:24:10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방사선 치료 효율이 낮은 폐암 환자들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맞춤 치료법을 적용, 암 생존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인철 박사팀은 방사선 치료를 방해하는 특정 효소를 발견하고, 이 효소가 폐암 세포가 좋아하는 단백질과 유전적 연결 고리를 갖고 있음을 밝혀냈다고 22일 발표했다.

우리나라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은 방사선 치료를 많이 하는 암이지만, 동일한 방법의 방사선 치료를 받아도 유전적 특성으로 인해 효과가 낮은 환자들이 있어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방사선 치료는 수술 및 항암요법과 함께 암의 3대 치료법으로, 환자의 몸 상태가 수술을 받기 어렵거나 수술이 어려운 부위에 암이 생긴 경우 필수적으로 시행한다.

박인철 박사팀은 히스톤 탈아세틸화 2번 효소가 방사선 치료를 방해한다는 것을 밝혔으며, 2번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는 유전자를 폐암세포에 주입하여 방사선을 쪼이면 폐암세포 사멸을 40%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는 암억제 유전인자들을 방해하여 암을 유발하거나 방사선 및 항암제의 저항성을 가지게 하는 물질로, 히스톤 탈아세틸화 2번 효소가 방사선 치료 표적이 되는 특정 효소라는 사실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연구팀은 폐암 환자군(40사례)에서 히스톤 탈아세틸화 2번 효소와 폐암세포 생존 필수 단백질인 서바이빈의 연결고리를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방사선 치료 시 히스톤 탈아세틸화 2번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는 유전자를 주입하여 단백질 서바이빈의 발현을 동시에 억제시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서바이빈은 폐의 정상조직에는 나타나지 않는 단백질이나 폐암세포에서는 발견되는 단백질이다.

박인철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방사선암원천연구활성화사업’ 및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암학술지 온코타깃(Oncotarget)에 게재되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방해유전자를 암세포에만 전달하는 나노전달기술을 활용하여 융합형 방사선치료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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