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000270) 노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부터 30여 분동안 본교섭이 있었지만, 노조측이 회사의 추가제시안이 없다는 이유로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회사측이 추가교섭안을 내놓아야 교섭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미 사상 최대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한 만큼 추가 안 제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또 내일(1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13일 토요일부터 특근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영 기아차 노조 부지부장은 "회사측의 추가 제시안이 없어 협상 테이블에 앉아있을 의미가 없었다"면서 "일단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회사측이 추가안을 내놓지 않으면 임시대의원 대회를 열어 쟁의발생 결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 협상 결렬로 인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지난 달 27일 기아차 노조원들은 찬반투표로 노사 임금일치안을 부결했지만, 임금 수준 자체에 대한 불만이라기 보다는 9월 말 노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현장 조직들이 활발한 부결운동을 진행한 탓이 크기 때문이다.
당시 안은 '기본급 9만원(5.17%) 인상과 성과·격려금 300%+700만원 지급, 자사주 80주 지급'. 기아차 노조가 소식지에서 부결 이유로 "현대차보다 먼저 협상한데 따른 차별 불안 때문이지, 부족한 금액은 아니다"라고 밝힐 만큼 높은 수준이었다. 기아차 노조원 한 명당 2000만원 정도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돈이다.
기아차 올해 임금협상도 250일이란 마라톤 협상을 펼친 2009년 처럼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09년 기아차 임금협상은 9월 말 신임 집행부 선거 이후로 넘어가 파행을 거듭한 끝에 그 이듬 해 1월 체결됐다.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노사 관계가 파국으로 간다면 미국 등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기아차 협력업체 및 주주들의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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