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오늘 임금교섭 실패..우려 증폭

내일 쟁의조정 신청..특근도 중단
  • 등록 2011-08-11 오후 6:09:57

    수정 2011-08-11 오후 6:19:0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기아자동차 노사가 11일 오후 2011년 임금일치안 부결이후 교섭에 나섰지만 결렬됐다.

기아차(000270) 노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부터 30여 분동안 본교섭이 있었지만, 노조측이 회사의 추가제시안이 없다는 이유로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회사측이 추가교섭안을 내놓아야 교섭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미 사상 최대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한 만큼 추가 안 제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또 내일(1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13일 토요일부터 특근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영 기아차 노조 부지부장은 "회사측의 추가 제시안이 없어 협상 테이블에 앉아있을 의미가 없었다"면서 "일단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회사측이 추가안을 내놓지 않으면 임시대의원 대회를 열어 쟁의발생 결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조정기간이라도 회사가 안을 내놓으면 협상하겠다"고 말해,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러나 오늘 협상 결렬로 인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지난 달 27일 기아차 노조원들은 찬반투표로 노사 임금일치안을 부결했지만, 임금 수준 자체에 대한 불만이라기 보다는 9월 말 노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현장 조직들이 활발한 부결운동을 진행한 탓이 크기 때문이다.

당시 안은 '기본급 9만원(5.17%) 인상과 성과·격려금 300%+700만원 지급, 자사주 80주 지급'. 기아차 노조가 소식지에서 부결 이유로 "현대차보다 먼저 협상한데 따른 차별 불안 때문이지, 부족한 금액은 아니다"라고 밝힐 만큼 높은 수준이었다. 기아차 노조원 한 명당 2000만원 정도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돈이다.

기아차 한 임원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회사는 사상 최대 실적에 맞게 조합원 복지를 위해 통크게 임금인상안을 제시했다"면서 "교섭단에 참가해 일치안에 동의했으면서도 나가서 부결운동을 펼친 노조 현장조직들 때문에 회사에서 추가안을 제시할 순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기아차 올해 임금협상도 250일이란 마라톤 협상을 펼친 2009년 처럼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09년 기아차 임금협상은 9월 말 신임 집행부 선거 이후로 넘어가 파행을 거듭한 끝에 그 이듬 해 1월 체결됐다.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노사 관계가 파국으로 간다면 미국 등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기아차 협력업체 및 주주들의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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