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5.27포인트(0.79%) 오른 1936.0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1940선을 가볍게 터치하기도 했지만, 1930선을 회복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지수가 1930선을 회복한 것은 종가기준 지난해 12월26일 이후 처음이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ECB가 지배한 시장이었다. 간밤 ECB는 올해 3월부터 오는 2016년 9월까지 19개월간 매월 600억유로(75조5000억원)의 자산매입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총 매입규모는 1조1400억유로 (1435조원)에 이른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최소 규모인 5000억유로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유로존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에 확산됐던 안전자산에 대한 쏠림 현상이 다소 완화되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살아났다.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ECB에 대한 시장의 안도감이 워낙 커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3.1% 하락한 배럴당 46.31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 중국 지표도 살아난 투자심리를 이어가기에 충분했다. HSBC에 따르면 중국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8로 전망치인 49.5를 웃돌았다.
전반적으로 대형주에 매기가 몰렸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대형주는 0.73% 뛰면서 중형주(0.25%), 소형주(0.66%) 상승폭을 뛰어넘었다.
이날 실적을 낸 기아차(000270)는 부진한 성적표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1.89% 하락한 4만9250원에 마감했다. 기아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비 23% 줄어든 506억원으로, 지난 2012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부진했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관련주가 모처럼 동반 강세를 보였다. 전날 7%대 급락세를 기록했던 삼성SDS는 이날 4.84%(1만1000원) 오른 2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일모직(028260)도 5.65%(7000원) 오른 13만1000원에 마감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이 장중 매도로 전환했지만, 장 막판 외국인 매수가 몰리면서 지수 상승을 지지했다. 외국인은 1018억원을 순매수하며 4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기관은 투신(858억원원)을 중심으로 956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도 1124억원을 내다팔았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거래를 합해 총 807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하락업종은 5개였으며, 모두 하락폭이 1% 안으로 크지 않았다. 철강및금속(0.75%), 유통업(0.5%), 운수장비(0.32%), 전기가스업(0.22%), 건설업(0.02%) 등이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종목이 올랐다. 삼성전자(005930)가 0.58% 오르면서 138만6000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000660), NAVER(035420), 현대모비스(012330), 삼성생명(032830), SK텔레콤(017670), 신한지주(055550), 아모레퍼시픽(090430), 삼성화재(000810), LG화학(051910) 등도 상승했다.
반면 한국전력(015760), 포스코(POSCO(005490)), SK C&C(034730), 아모레G(002790), SK이노베이션(096770), 현대글로비스(086280), 현대중공업(009540) 등은 내렸다.
이날 거래량은 3억6308만3000주, 거래대금은 4조5958억8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7개 종목을 포함해 460개 종목이 올랐다. 72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하한가 종목은 2개였으며, 331개 종목이 내렸다.
▶ 관련기사 ◀
☞현대차, 부진한 미·중 수요 주목..목표가↓-노무라
☞설치예술가 크루즈비예가스, 현대차 후원으로 英테이트모던 전시회
☞코스피, 기관 매도 전환에 상승폭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