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렇게 말한 직후 “미국은 계속해서 한국에 베팅할 것(America will continue to place its bet on South Korea)”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 역시 ‘한국도 계속해서 미국에 베팅하라’는 당부가 함축돼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 배경에는 한국이 과거에 비해 중국과 가까워지면서 상대적으로 미국과는 거리가 생겼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중의 밀착은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만을 표출한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은 회담 초반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참석한 공개 부분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도적인 ‘작심발언’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이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 결정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President Obama’s decision to rebalance to the Pacific Basin is not in question)”는 언급 뒤에 이어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따라서 바이든 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한·중 관계 발전보다 전통적인 한·미·일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될 여지가 있다. 바이든 부통령은 “한·일 양국이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양국간 장애요소가 조속히 해결돼 원만한 관계의 진전을 이뤄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일본이 중요한 협력 동반자가 돼야 한다. 양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관계가 구축되기를 희망하며 이를 위한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후 “중국과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양 국민이 복지는 물론 역내 평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답했다. 한·중 관계 역시 중요하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오바마 행정부에서 한·미 동맹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베팅한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 같고, 어떤 면에서 그동안의 표현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개인적 차원의 의지 표현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은 박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의 회담 내용을 상세하게 전하면서도 ‘베팅’ 발언에 대해선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다만 박 대통령이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전략적협력 동반자관계를 강화키로 했다는 점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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