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 당국이 가상자산의 투기적 거래를 단속하고 가상자산과 법정화폐를 교환하거나 가상자산과 관련된 중개서비스나 파생상품 거래 등을 범죄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지만,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두 곳이 `제2의 로빈후드(무료 자산거래 플랫폼)`를 꿈꾸며 중국 이외 지역에 있는 투자자들을 위한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면서도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온라인 증권사인 타이거 브로커스와 푸투 홀딩스가 로빈후드나 이토로(eToro)와 같은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내 가상자산 거래가 금지된 만큼 이들은 역외 투자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을 계획이다.
중국의 대형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가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타이거 브로커스는 현재 미국과 홍콩, 호주,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주식들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계좌를 가지고 매매하는 전체 고객 수가 37만6000명 정도로, 작년 1분기에 2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가 올 1분기에는 2110만달러 순이익으로 전환했다.
우 티안후아 타이거 브로커스 최고경영자(CEO)는 “작년부터 주류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공식 자산군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면서 “중국인들에 대해서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며, 역외 투자자들에게 더 효율적인 가상자산 거래 툴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투는 중국을 대표하는 다국적 테크기업인 텐센트가 투자하고 있는 온라인 증권사로, 단순 주식 중개만 하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근 몇년 간 기업공개(IPO)와 퇴직연금 판매 등으로 확장해오고 있다. 현재 유료 고객만 79만명을 보유하고 있고 1분기 순이익은 1억4950만달러였다.
로빈 리 쑤 푸투 수석 부사장은 “미국과 싱가포르, 홍콩에서 가상자산과 관련된 사업 라이선스를 신청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부터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