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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에드 베스천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올해 4분기엔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미 항공사들은 당초 올 가을 기업들의 비즈니스 출장 수요 회복을 비롯해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독립기념일(7월 4일)까지 성인 70% 이상에게 최소 한 차례 이상 백신 접종을 끝내겠다고 약속한데다, 실제 올 상반기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미 기업들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시점을 9월로 정했었다. 하지만 지난 여름 델타변이가 급속 확산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무실 복귀 시점을 내년 이후로 연기했고, 비즈니스 출장을 위한 항공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다.
하지만 올 들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의 감산 노력, 전세계적인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 등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했고, 최근엔 배럴당 80달러선을 돌파했다. 이는 팬데믹 직전이었던 작년 초 배럴당 60달러 수준을 크게 웃도는 가격이다.
베스천 CEO는 올 3분기 갤런당 1.94달러였던 항공유 가격이 4분기에는 갤런당 2.25∼2.40달러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며 “단기적으로는 이것(유가상승)이 우리의 가장 큰 인플레이션 압력이다. 흑자를 낼 수 있는 우리의 역량에 족쇄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항공사들의 경우 국제유가에 환율까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악화로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이어지며 달러 강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항공사들은 항공유 및 항공기 임대료 등에 대한 비용부담이 높은 편인데다, 이를 모두 달러로 결제한다.
한편 델타항공은 이날 올 3분기 12억 달러(약 1조 4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두 번째 분기 흑자다. 주당 순이익은 0.30달러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평균 0.17달러를 상회했다. 매출은 83억달러(약 9조 9000억원)로 시장 전망치(84억 5000만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주목할만한 점은 연방정부 지원금을 제외하고도 1억 9400만달러 순이익을 냈다는 것이다. 미 항공사들 중 정부 지원금을 빼고 흑자를 기록한 건 델타항공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