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비디오' 손정우, 美 송환 여부 첫 심문…다음달 16일 최종 결정

손씨 출석의무 없어 이날 법정 불출석
손씨 측 "韓 처벌 규정 있는데 美 송환 적절치 않아"
범죄수익은닉 외 처벌 안한다는 보증 없다고 주장
  • 등록 2020-05-19 오전 11:53:53

    수정 2020-05-19 오후 2:11:52

[이데일리 남궁민관 하상렬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미성년자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를 운영한 손정우(24)씨의 미국 송환 여부가 다음달 16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19일 서울고법 형사20부(재판장 강영수) 심리로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 사건의 첫 심문이 열린 가운데, 손씨 측은 “손씨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국내에서 서버를 두고 사건을 벌여 대한민국에서도 처벌이 가능하다”며 “우리나라에 처벌규정이 있고 처벌할 수 있음에도 미국으로 보내는 것을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이 열렸다. 중계 법정 안에서 취재진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손씨 측은 “미국에서 기소된 범죄 중 범죄수익은닉에 대해서만 인도청구가 됐다”며 “범죄인인도법상 인도가 허용된 범죄 외의 범죄로 처벌 받지 않는다는 청구국 보증이 있지 않는 이상 인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손씨의 경우 여러 범죄에 대해 국내에서 확정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인도청구를 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가서 이 부분에 대해 처벌 받지 않는 것인지 보증서가 없기 때문에, 인도를 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찰은 이에 “범죄인인도법에 의하면 범죄인인도조약과 인도법률이 다를 경우 인도조약을 따르도록 돼 있으며, 인도조약에 따르면 이중처벌을 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돼 있다”며 “보증이 꼭 필요하지 않을 뿐더러 추가 위험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50여분 간 손씨 측과 검찰의 의견 진술과 함께 첫 심문은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다음 달 16일 한 차례 더 심문을 진행한 뒤 당일 손씨의 송환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오늘 이야기한 것 외 부족한 부분은 추가자료로 제출해달라. 다음 심문기일은 간단히 변동사항만 체크하고 결정을 고지할 것”이라며 “그날은 피고인 본인을 소환해서 마지막 이야기를 듣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손씨를 서울중앙지검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손씨의 아버지도 이날 법정을 찾았다. 손씨 아버지의 고소는 범죄수익은닉에 대해 국내에서 처벌을 받게 되면 이중 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미국 송환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손씨 아버지는 이날 심문 직후 취재진들의 질문을 거듭 회피하다가 “아비로서 물론 죄는 인정하지만, 미국으로 보낸다는 것이 불쌍한 마음이 든다”고 말한 뒤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손씨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약 2년 8개월 간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아동 등의 성 착취물을 게시하고, 비트코인으로 4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기소됐다. 2심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이 확정돼 지난달 27일 형기가 만료됐다.

미국 검찰은 지난 2018년 8월 손씨에게 아동 음란물 배포 등 9개 혐의를 적용해 미국 법원에 기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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