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의 부재로 삼성그룹의 개편작업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차분하면서도 신속하게 새로운 체제 구축에 성공했다.
우선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의 인수와 건물관리사업 분할, 그리고 제일모직으로의 사명 변경, 주식시장 상장 등 일련의 절차를 통해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랐다.
이 부회장이 지분 11.3%로 최대 주주인 삼성SDS(018260)도 지난해 11월 상장했다. 삼성SDS는 최대 6조원에 달하는 상속세 마련의 핵심 키가 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삼성생명 주식 12만주(0.06%)를 사들여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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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련의 작업을 통해 삼성그룹 여러 계열사에 30개가 넘을 만큼 복잡하게 얽혀 있던 순환출자 고리는 ‘제일모직→삼성생명(032830)→삼성전자(005930)→삼성물산(000830)·삼성전기(009150)·삼성SDI(006400)→제일모직’으로 단순화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현 체제 유지만으로도 막강한 그룹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어 지배구조 개편은 상당부문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의 지속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지주사 전환 전략을 비롯해 ‘큰 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지주사 체제가 승계구도 구축에 가장 안정적이라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후 궁극적으로는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지주회사가 합병하는 구도다. 이 과정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영역 분리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조 부문과 금융 부문으로 나눠 각자 지주회사 체제를 운영하는 것도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른다. 제조 부문은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홀딩스의 합병회사가 지주사를 맡고, 금융 부문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와 더불어 금융지주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팔아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핵심 계열사 지분율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지만 삼성은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그룹 사업·지배구조 재편 일지>
△2013. 9.27-삼성SDS, 삼성SNS 흡수합병 결정
△2013. 11.4-에스원, 삼성에버랜드 건물관리사업 인수 결정
△2014. 3.31-삼성SDI-제일모직 합병 발표
△2014. 4.2-삼성종합화학-삼성석유화학 합병 발표
△2014. 7.4-삼성에버랜드, 제일모직으로 사명 변경
△2014. 9.1-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발표
△2014.11.14-삼성SDS, 유가증권시장 상장
△2014.11.19-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무산
△2014.11.26-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한화그룹에 매각 발표
△2014.12.18-제일모직 유가증권시장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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