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지난 2019년 일선 검사들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정황을 포착해 보고하자 당시 대검찰청 수사지휘과장이 “보고받지 않은 것으로 하겠다”며 수사를 덮으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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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옥곤) 심리로 열린 이성윤 서울고검장에 대한 재판에서 당시 ‘김학의 불법 출금’을 수사하려던 이현철 전 안양지청장(현재 서울북부지검 중경단 부장검사)이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증언했다.
이 부장검사는 안양지청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019년 대검찰청에 김 전 차관의 출국 금지가 위법하게 이뤄진 정황이 있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이 부장검사는 “이런 중요한 사건을 대검찰청에 보고 없이 일선 청에서 해결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이 부장검사에게 “보고서를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에 보낸 다음날 김형근 당시 반부패강력부 수사지휘과장(현 부천지청장)에게서 전화를 받은 일이 있나”라고 묻자, 이 부장검사는 “그렇다. 오전에 통화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검찰이 “김형근 과장이 ‘안양지청 차원에서 해결해 달라, 그런 걸 해결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보고서를 받지 않은 걸로 하겠다고 했나”라고 묻자, 이 부장검사는 “그런 취지는 맞는 것 같다, 대검찰청 분위기를 전달하면서 그런 얘길 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안양지청이 알아서 하라는 건 알아서 덮으라는 것이고 만약 수사하라는 뜻이었다면 ‘승인할 테니 알아서 수사하라’고 하지 않았겠나”라고 덧붙였다. 이어 “수사지휘과장이 아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당시 안양지청 형사3부장으로 수사를 담당했던 장준희 부장검사가 지난해 10월 증언한 내용과 일치한다. 앞서 장 부장검사는 이 고검장의 공판에서 “안양지청장(이 부장검사)이 ‘대검찰청이 보고받지 않은 것으로 할 테니 보고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이성윤 고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2019년 6월 안양지청이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해 이 검사를 수사하겠다고 보고하자 외압을 가해 수사를 중단시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