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르포]찜통더위 속 한강공원 가봤더니

  • 등록 2012-08-07 오후 5:50:00

    수정 2012-08-07 오후 8:09:35

6일 저녁 더위를 피해 한강공원 잠원지구로 나온 한 시민이 텐트를 친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한강공원은 한낮이면 사람들의 모습을 찾기 어렵지만 밤이 되면 시민들의 휴식지로 탈바꿈한다.


[이데일리 최승진 기자] “폭염이라고 몇 일간 집에서 에어컨을 틀고 있었더니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또 다시 한강으로 나왔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6일 저녁 한강공원 잠원지구에서 만난 직장인 함모(44세)씨는 아내와 초등학생 딸을 데리고 남산타워가 잘 보이는 곳에 그늘막 텐트를 쳤다. 근처 편의점에서 사온 도시락으로 간단히 저녁을 때운 그는 집에서 가져온 과일을 후식으로 먹은 뒤 가족들과 강바람을 맞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한 시간 전 다소 강한 소나기가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시간인 저녁 8시가 되자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러 나온 시민들의 모습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오전 일찍 근처 한강공원 수영장에 들렀다가 다시 한강공원 공터에 자리를 잡은 박모(28세)씨는 “소나기가 내리지 않았으면 벌써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 한강공원은 두 얼굴을 가졌다. 뜨거운 태양 볕이 사정없이 내리쬐는 한낮이면 사람들의 모습을 찾기 어렵지만 밤이 되면 시민들의 휴식지로 불야성을 이룬다. 이날처럼 소나기가 내리지 않은 날이면 전망 좋은 공터 곳곳에는 강바람을 쐬면서 더위를 식히려는 텐트들이 모여 하나의 촌(村)을 만든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강공원 이용객은 173만7822명으로 작년에 비해 75만1108명 늘었다. 같은 기간 수영장 이용객은 15만9896명으로 10만1272명 증가했다.

한강공원 이용시간은 저녁 시간대가 가장 많다. 편의점 업체 CU에 의하면 한강공원 편의점 매출은 태양 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주간보다 저녁과 야간시간대 매출이 2대 8로 압도적으로 높다.

올해는 특히 무더위와 열대야 영향으로 한강공원 편의점 점포의 매출이 급증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이 기간 동안 한강점포 매출이 전년대비 137.7%나 크게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야식 상품인 ‘치맥’(치킨+맥주)의 인기가 높았다. 치킨은 전년대비 254.8%, 맥주는 184.2% 증가했고 음료와 아이스크림은 각각 138.8%, 138.4% 올랐다. 또 열대야로 한강에서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돗자리 판매도 전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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