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지동 서울추모공원 "장례식장 느낌 없앴다"

갤러리·오케스트라 공연장 갖춰.. 연말 완공예정
"법정분쟁만 7년.. 지하화 설계로 민원 최소화"
  • 등록 2011-08-10 오후 4:59:30

    수정 2011-08-10 오후 5:07:00

[이데일리 이창균 기자] 서울 강남권의 추모공원이 수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문을 연다. 내년초 추모공원이 개장하면 화장장 부족으로 유가족들이 겪었던 이른바 `화장대란(大亂)`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10일 서초구 원지동에 들어서는 서울추모공원이 현재 공정률 70%를 나타내고 있으며, 오는 12월 완공을 거쳐 내년 1월 개장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원지동 68번지 일대 총 17만1355㎡ 면적에 들어서는 서울추모공원은 서울시내에 들어서는 첫 화장시설이다.

◇ 공원· 의료시설 갖춘 `복합공간` 서울추모공원은 서울시와 서울시설관리공단이 건립을 주도하고 한화건설, 금호산업(002990)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화장로 11기 외에도 시민공원, 체육공원, 국립중앙의료원 등을 갖츨 예정이다.   특히 `복합 장례 복지시설`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존 화장시설과 차별화를 꾀했다.

화장로 건물 1층엔 무브 월(Move Wall)을 이용, 282㎡ 면적에 예술작품 등을 전시하는 갤러리를 조성한다. 2만7857㎡ 규모 부지에는 인근의 청계산 등산객도 이용 가능한 시민공원과 광장을 꾸민다. 향후 이곳에서 오케스트라 공연 등 문화 이벤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 서울추모공원 안에 건립되는 시민공원 조성 계획도.
이정관 서울시 복지건강본부장은 "인근 시민들도 쉬어가는 쉼터 개념을 접목한 공간이 될 것"이라며 "망자(亡者)뿐 아니라 산 사람들도 향유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새 장례문화 패러다임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장로 건물에는 유족끼리 5분가량 망자에 대한 마지막 고별 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고별실` 등 편의 시설을 추가한다. 또 `원스톱 운영 시스템`을 도입, 화장 시작부터 종료까지 모든 절차를 순서대로 SMS, 안내방송, 모니터 등을 통해 유족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납골당은 따로 조성되지 않는다.   이용료는 현재 서울시립승화원에서 받고 있는 9만원(13세 미만 소인 8만원)을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다. 서울시 이외의 지역 주민이 이용하면 70만원(소인 30만원)이다.

◇ "`지하화`로 주민 불만 최소화" 당초 서울추모공원은 건립 추진 단계에서부터 서울시와 서초구 주민간 갈등을 겪어왔다. 서울 시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화장시설인 만큼 주민들의 우려감과 불신감도 상당했다. 지난 1997년부터 해당 사업이 추진된 이래 법정 분쟁만 7년이며, 시와 주민들이 협상을 진행했던 횟수도 430여차례에 이른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화장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꺼리는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건축 과정에 충실히 반영하려 했다"면서 "대표적인 사례가 지하화로 설계된 화장로 건물"이라고 전했다.
▲ 상공에서 내려다본 서울추모공원 완공 후 예상 조감도. 유족 등이 고인에게 헌화(獻花)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디자인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추모공원 화장로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구성됐지만 외부 마을 주민이나 산책로를 지나는 시민들은 이 시설을 지하 건물로밖에 인식할 수 없는 `지하화` 구조로 설계됐다. 본래 지형보다 터 높이를 4~5m, 최고 8m까지 낮게 조성해 외부 시선을 차폐한 원리다. 진입도로 역시 터널로 시작돼, 차량 운전자도 이곳에 화장시설이 있는지를 잘 알 수 없도록 했다.   실제 이날 돌아본 공사 현장은 바로 앞에 양재IC가 위치했음에도 외딴 곳에 있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아울러 화장시설에서 나오는 냄새 확산을 방지하는 풍력 분배 시스템, 고성능 탈취 시스템 등을 건물 곳곳에 적용할 계획이다. 소각 때 발생하는 유해 물질인 다이옥신의 배출 기준은 0.01 이하로 정해, 주변 자연환경을 해칠 수 있다는 주민 우려를 반영했다.   이정관 본부장은 "지난 2007년 시와 국토해양부가 추모공원 건립 반대소송에서 승소한 이후, 일부 토지보상 문제 등을 제외하면 현재 주민과의 남은 분쟁은 없다"며 "순조롭게 공사를 마무리해 시민들께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수도권 화장시설 부족 `해결` 기대

서울시는 서울추모공원 개장 이후 오전화장 예약이 98구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화장 대기 과정에서 4~5일장을 치러가며 순서를 기다려야 했던 어려움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3기 화장로를 갖춘 경기 고양시의 서울시립승화원의 경우 하루에만 최대 110구까지 화장하는 등 인근 화장시설들은 과부하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추모공원이 완공되면 오는 2025년까지 예상되는 서울시민의 화장 수요를 100%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관련기사 ◀ ☞내년 서울 서초구에 대규모 화장장 문 연다 ☞서울시, 중국음식점 125곳 위생점검 실시 ☞서울시 우수中企 170곳, 청년인턴 300명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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