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1년 이상 자동차 개발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전기차를 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드명 ‘타이탄’인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애플은 관련 인력을 600명으로 기존 대비 세배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구글 등 IT 기업들이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애플은 현재로서는 자율주행차보다 전기차 개발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애플의 자동차 산업 진출은 아이폰을 개발하면서 쌓은 배터리나 센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결합 등의 기술을 차세대 차량에 적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시작됐다.
자동차 개발을 위해 애플은 배터리부터 기계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업계 전문가를 잇달아 스카우트했다. 애플 직원 상당수가 이미 ‘타이탄’ 프로젝트에 배치된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녹록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생산은 상당히 복잡한 과정인데다 애플이 제조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2019년을 출시 시점으로 정한 것은 다소 야심 차다는 평가다.
또 애플이 디자인과 모델을 완성한다고 해도 각종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일련의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애플 내부적으로도 2019년까지 자동차 출시가 가능하겠냐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그다지 강하지 않다. 유가가 하락세인데다 전기차 가격과 배터리 성능에 대한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테슬라모터스와 닛산자동차가 내놓은 모델이 인기를 끌긴 했지만, 연간 8500만대에 달하는 자동차 판매량의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애플 자동차가 선보일 때쯤이면 제너럴모터스(GM)의 시보레부터 폭스바겐의 아우디, 포르셰까지 다양한 전기차가 이미 출시됐을 가능성이 높다.
진 먼스터 파이퍼 제프리 애널리스트는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자동차를 만들 가능성을 50~60%로 봤다. 그는 애플이 자동차를 만든다면 독특한 디자인, 다른 애플 기기와의 호환성, 일부 자율주행 기능 등 세 가지 특징을 지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애플이 아이폰 생산을 폭스콘(혼하이정밀)에 위탁하듯 자동차 제조도 파트너사에 맡길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자동차 업계에서 위탁생산은 흔치 않은 방식이다.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는 자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고 몇몇 틈새 모델만 위탁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