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트7 교환·환불 연장 ‘고육지책’…일부 고객 “계속 쓰겠다”

  • 등록 2016-12-27 오전 11:26:44

    수정 2016-12-27 오전 11:26:44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교환·환불 기간을 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국내 노트7 이용자들의 교환·환불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저조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그러나 소수 이용자들은 제품을 계속 사용하고 싶다며 삼성전자에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27일 삼성전자(005930)는 “12월31일로 그 동안 진행해오던 노트7 교환·환불과 관련해 제공하던 모든 혜택이 종료될 예정”이라며 “2017년 1월1일부터는 그간 제공되던 모든 혜택은 종료되지만 미처 교환·환불을 받지 못한 고객을 위해 구매처에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회수율 계속 저조하면 추가 배터리 충전 제한 조치도

갤노트7
삼성전자는 11월 제품 단종 선언 후 ‘갤럭시 S7’이나 ‘S7 엣지’로 교환하는 고객이 내년에 출시되는 ‘갤럭시 S8’ 또는 ‘갤럭시노트8’을 보다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3만원 상당의 삼성 모바일 이벤트몰 이용 쿠폰을 증정하는 등 이벤트를 진행해 왔다. 31일까지 교환하거나 환불하지 않는 고객은 이 혜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다.

교환·환불을 실제 처리하는 이동통신사 판매·대리점의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1월31일까지 한 달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텔레콤(017670)이 1월31일까지 노트7을 교환·환불해 준다고 공지했으며 KT(030200)LG유플러스(032640)도 곧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매처 방문이 어렵거나 원하는 제품이 없는 고객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환불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의 교환, 환불 기간 종료 이후에는 액정 파손을 포함한 서비스와 보안 패치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제품 사후 지원도 중단될 예정”이라며 고객들의 빠른 교환을 촉구했다.

이는 국내 교환·환불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회수율은 약 90% 수준으로 90%대 중반을 넘어선 미국 등 주요 출시국보다 현저히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배터리 충전 제한 강화 등을 포함한 추가적인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검토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노트7은 60%까지만 충전되도록 강제 SW 업데이트가 이뤄진 상태다. 한 달 간 회수율이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으면 30% 또는 0%로 배터리 충전 제한 정책을 펼 가능성도 있다.

실제 회수율이 높은 미국에서는 0% 충전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T모바일은 15일, 버라이즌 19일부터 한 달 간 0% 충전제한 조치를 시작했으며 AT&T와 스프린트는 각각 내달 5, 8일부터 동참할 예정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15일부터 30% 충전제한을 개시했다. 이미 0% 충전 제한 조치를 단행한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극소수의 남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네트워크 접속을 차단하기도 했다.

소수 노트7 이용자 “계속 쓰게 해 주세요” 내용증명 발송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짧은 기간 노트7이 팬덤을 두텁게 형성하는 바람에 국내 회수율이 상당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네이버 카페 ‘갤럭시노트7 계속 사용하고 싶어요’ 회원 9000여명 중 120여명은 27일 현재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대상으로 제품을 계속 쓰게 해 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 중이다.

카페 측은 “내용증명이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고 보낸다고 해서 당장 이렇다 할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이를 통해 많은 사용자들이 순수하게 노트7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소수 고객들의 반발이 이어지겠지만 노트7 소손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방치를 할 수 없다”며 “고객 여러분들께서는 해가 넘어가기 전에 교환·환불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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