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고가 깬` 삼성전자, 애플도 부럽지 않다

삼성전자 주가 사상 첫 160만원대로
올들어 애플과 정반대 흐름…실적도 희비
PER 대등해져…시총도 3분의1까지 좁혀
`애플 팔고 삼성 매수`전략 덕 봐
  • 등록 2016-08-18 오후 12:16:17

    수정 2016-08-18 오후 2:49:18

지난 2013년 1월부터 최근 3년반동안 삼성전자와 애플 주가 추이. 2013년부터 애플 주가가 상승일로일때 삼성전자 주가는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올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마켓포인트 데이터 인용)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국내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결국 18일 장중에 지난 2013년 1월3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58만4000원의 벽을 결국 뚫었고 160만원까지 넘어섰다. 특히 이같은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세계 최고 정보기술(IT)업체로 불리는 미국 애플의 최근 부진한 주가흐름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사실 삼성전자와 애플이라는 두 회사의 운명은 지난 2013년을 기점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애플은 스마트폰인 `아이폰`과 태블릿PC인 `아이패드`라는 쌍두마차를 필두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고 이 덕에 주가가 지난해까지 2년 가까이 대세 상승기를 누려왔다. 이 기간중 삼성전자는 애플의 위세에 밀려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과 주가 행보를 보였다. 2013년초 160만원 근방까지 갔던 주가는 2014년 8월 110만원 아래로 추락했고 근 3년간 주가는 110만~150만원의 강력한 박스권에 갇혔다.

그러나 올들어서부터 상황은 다시 정반대로 돌아섰다. 애플은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고 신제품들도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보여주고 있다. 꺾일 줄 몰랐던 실적 성장세도 이미 뒷걸음질치고 있고 한때 40%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도 현재 23.82% 수준까지 떨어졌댜. 반면 삼성전자는 2분기에 16.2%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이로써 양사 영업이익률 격차도 7.62%포인트로 역대 최저수준까지 좁혀진 상태다. 최근에도 삼성전자의 신작인 `갤럭시7`에 이어 `갤럭시노트7`이 흥행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비해 애플은 `아이폰SE`가 작은 디스플레이에 대한 향수를 충분히 불러 일으키지 못했고 곧 공개될 `아이폰7`도 별다른 혁신을 선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두 회사 주가관련 지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013년만해도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에도 못미쳐 12배를 넘었던 애플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날 현재 삼성전자의 PER은 12.67배를 기록해 애플(12.74배)을 거의 따라잡은 상태다. 한때 4배 가까이 벌어졌던 시가총액도 삼성전자가 227조원 수준까지 늘리며 5885억3000만달러(약 650조5000억원)인 애플을 3분의1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브스도 “애플은 뚜렷한 성장동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중국에서 점점 고전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시기와 가상현실 등 신사업 전략에 모두 지속적인 변화를 주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지금처럼 삼성전자 주가가 애플을 앞질러가는 양상이 좀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이 때문에 유럽계 투자은행인 삭소뱅크는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보다 유리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면서 애플 투자비중을 줄이는 대신 삼성전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망하다고 추천한 바 있다. 이같은 글로벌 페어즈 트레이딩(Pairs Trading·두 종목간 차익거래)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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