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 감산 실패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정유·화학·조선주가 부진했던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자사주매입 방침을 밝힌 삼성전자(005930)는 2거래일 연속 올랐고, 삼성SDS(018260)는 이날만 8% 이상 폭락했다.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30포인트(0.07%) 하락한 1980.7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1980선 밑으로 밀려나기도 했지만, 장 막판 외국인 매수가 늘어나면서 간신히 이를 지키는 데는 성공했다.
간밤 뉴욕 증시는 추수감사절로 휴장했다. 뉴욕증시 대신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은 OPEC 정례 석유장관회의였다. 이 회의에서 OPEC은 원유 공급 쿼터를 기존 일일 3000만배럴로 동결하는데 합의, 감산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런던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WTI는 전일대비 6.3% 하락한 69.05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유가는 30% 가량 하락한 상태다.
지수를 움직일만한 특별한 재료가 없던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희비가 명확하게 갈렸다. 정유, 화학, 조선주는 동반 하락했으며, 수혜주로 꼽히는 항공주는 급등세를 보였다.
에쓰오일(S-OIL(010950))은 전 거래일 대비 5.39% 내렸으며, SK이노베이션(096770)도 6.64% 빠졌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오일메이저 업체가 비용 감축에 나서면서 해양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조선주도 유탄을 맞았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이 7.66% 폭락했으며, 삼성중공업(010140)이 5.68%, 현대중공업(009540)이 4.26% 빠졌다.
반면 유가 하락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히는 대한항공(003490)은 4.74%, 아시아나항공(020560)은 9.73% 올랐다. 역시 유가 하락의 수혜주로 분류되는 하나투어(039130) 역시 3% 상승하면서 52주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수급 측면에서는 장 초반부터 꾸준히 매도에 나섰던 기관이 1435억원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은 49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하루만에 다시 매수로 전환했다. 개인도 925억원을 사들였다.
업종별로는 상승과 하락업종 수가 비슷했다. 건설업이 2.09% 빠졌으며, 운수장비가 1.51%, 서비스업이 1.48%, 은행이 1.27%, 보헙은 1.04% 하락했다.
상승업종은 전기가스업(2.63%), 운수창고(2.03%), 음식료품(1.45%), 전기전자(1.21%), 섬유의복(0.83%), 비금속광물(0.73%) 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엇갈렸다. 현대차(005380)는 0.83% 밀렸고,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진 삼성SDS(018260)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34만7000원까지 굴러 떨어졌다. 이밖에 삼성생명(032830), 현대모비스(012330), 기아차(000270), KB금융(105560), 삼성화재(000810), 삼성물산(000830) 등도 내렸다.
반면 삼성전자가 1.82% 상승한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000660), 한국전력(015760), 포스코(POSCO(005490)), NAVER(035420), 아모레퍼시픽(090430), KT&G(033780), LG디스플레이(034220) 등은 올랐다.
이날 거래량은 3억3586만2000주, 거래대금은 4조2205억9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2개 종목을 포함해 341개 종목이 올랐다. 73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하한가 종목은 없었고, 470개 종목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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