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만 해도 업황 회복 기대로 증시 대표주자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컸었던 조선주였다. 하지만 잇단 수주소식에도 불구, 조선주들은 업종의 무게만큼이나 주가도 무거웠다. 게다가 유럽발(發) 재정위기가 가시화되자 더욱 힘을 못썼다.
조선업종은 대표적인 경기민감 종목이다. 그러다보니 유럽에서부터 불거져 나온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선박을 발주하는 대형 선주사들이 대부분 유럽에 포진하고 있는 만큼 유럽이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면 선주들이 선박 발주를 꺼릴 것은 당연한 이치다.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암울했던 2009년과 2010년을 경험했던 조선업체들이다. 따라서 유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는 조선업종의 특성상, 유럽의 재정위기가 어떤 식으로 결론날 지에 따라 주가의 향방이 결정될 수 밖에 없다.
27일 국내 조선업체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비록 그동안 하락했던 것을 만회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최소한 존재감은 확실하게 보여줬다.
특히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은 나흘 만에 상승했다. 더불어 선박용 엔진업체인 STX엔진(077970)도 상한가인 2만1150원, 두산엔진(082740)도 8.82% 상승한 1만2950원을 나타냈다.
무겁기만했던 조선업종이 이처럼 급등한 데에는 무엇보다도 유럽 재정위기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밤 유럽중앙은행(ECB)가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유동성 공급에 나서겠다고 했던 것이 큰 힘이 됐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급융위기 해결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 올렸다"며 "현재로선 조선업종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도 유럽때문에 주가가 많이 빠졌고 오늘 올랐지만 아직 만회하지는 못했다"면서 "오래만에 상승한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현재 수주가 10월에 몰려 있어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무어라고 전망할 수는 없는 단계"라고 밝혔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결국엔 유럽때문이 아니겠느냐"며 "유럽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주가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도 한동안 유럽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그동안도 유럽의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주가가 움직였던 만큼 향후에도 이런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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