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최근 반도체 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관련 주가들의 움직임은 다소 주춤한 상태다. 원화 강세가 수출주인 반도체주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14일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일 기준 현재 DDR3 2기가바이트 1333메가헤르츠의 현물가격은 1.19달러다. 직전 주보다 11.2% 상승한 것. 1600메가헤르츠의 현물가격은 9.5% 오른 1.15달러를 기록했다. 낸드 현물가격은 3주째 강세다. 64기가 MLC 현물가격은 전주대비 2.1% 상승한 5.93달러를, 32기가 MLC는 8.4% 오른 3.21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PC 수요 증가는 다소 주춤한 편이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D램의 경우, 중국 춘절 이후에도 계속 오를 것”이라면서 “D램 업체의 감산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PC 업체도 재고 확보를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낸드에 대해서는 “생산업체가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현물시장에서 재고확보 수요도 확대되면서 가격은 긍정적인 상황”이라면서 “올 1분기에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수요가 이어지고, 2분기 주요 업체의 신제품 출시로 앞으로 가격도 안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도 “메모리 반도체는 올 1분기부터 공급부족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 부족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면서 “관련 반도체 업체들의 올해 실적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환율이다. 미국 달러와 엔화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주인 반도체주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환율 부담은 얼마나 될까.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에서 매출의 90% 이상, 총원가의 70~80%는 달러에 연동된다”면서 “달러-원 환율이 10% 하락하면 영업이익은 최소 15~20% 하락할 수 있다는 뜻인데, 실제 영향은 10~15%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과거 환율과 실적을 보면 민감도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08년과 2009년은 오히려 거꾸로 움직였다”면서 “출하량과 가격동향의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품업종은 대부분 매출이 달러 기준으로 이뤄지고, 재료비 비중이 작아 원화 강세로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세트업종은 각국 통화로 판매가 이뤄지는 만큼 달러 매출 비중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
삼성전자(005930)에는 환율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SK하이닉스(000660)의 수익성에는 일부 부정적일 수 있지만,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