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신규 수주활동으로 정상화 기미를 보이던 한진중공업 사태가 또다시 안갯속이다. 금속노조와 산하 한진중공업지회가 ‘시신투쟁’에 나서면서 노사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31일 업계 따르면, 금속노조 등 노조원 150여명은 전날 오후 6시20분께 지난 달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최강서 씨 시신이 들어 있는 관을 들고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서문을 뚫고 들어갔고, 조선소로 진입하지 못한 일부 노조원은 한진중공업 앞에서 ‘시신을 안치할 냉동탑차를 조선소 안으로 보내라’며 밤샘 농성을 벌였다. 현재 경찰과 대치하면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노조원 중 실제 한진중공업 직원(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소속)은 10여명에 불과하며 나머지 140여명은 금속노조 각 지부 소속 외부 시위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절박한 회사생존을 위해 일감확보를 위한 신규 수주가 임박한 상황에서 발주처의 의사결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므로 즉시 농성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시위대의 불법점거로 직원과 선주 관계자, 협력업체 직원 등이 정상출근을 못하고 있다”며 시위대가 영도조선소 점거를 중단하고 시신과 함께 조선소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대화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 한진중지회는 한진중공업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낸 158억원의 손해배상가압류를 철회하고, 차별적 휴업금지와 휴업자 대책마련 등을 위해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