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053800)의 주가가 뜀박질하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기부금액도 덩달아 불어나고 있다. 기부시점이 늦춰질수록 기부금액은 더 커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투자행위가 곧 기부행위가 되는 묘한 상황이다.
안 원장은 지난 14일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 지분 37.1%(372만주)의 절반을 기부키로 했다. 발표 당시에는 1514억원 수준이었지만 15일 주가가 상한가(9만3600원)를 기록하면서 기부액은 1740억원으로 늘어났다. 하루새 200억원 넘게 증가한 셈이다.
안 원장이 보유 주식의 절반을 기부하면 회사 지분율은 37.1%에서 절반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그의 재산은 정치행보를 보이기 전보다 훨씬 불어난 상황이다.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지난 9월 1일 안 원장의 시장 출마설이 나온 후 급등했다. 9월1일 이전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3만~3만5000원대였으나 시장 출마설이 제기된 다음날인 9월2일부터 상승세를 기록해 9월6일에는 4만7900원으로 상승했다. 안 원장의 지분 가치 역시 1300억원에서 1781억원으로 늘어났다. 만약 당시 안 교수가 지분 50%를 사회환원하겠다고 밝혔다면, 기부금액은 800억원대로 지금의 절반 수준이었을 것이다.
10월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난 후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다시 급락해 5만5000원대를 형성했다. 증권가에서는 정치 이슈에 따라 움직인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대선이 내년 12월로 주가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었다.
게다가 안 교수가 지난 14일 재산의 절반을 사회환원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 대선 출마를 위한 행보로 이해되며 15일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하루 만에 14.99% 상승했다.
증권가는 여전히 안철수연구소의 주가가 외부 영향에 따라 요동치고 있는 만큼 안 원장의 기부금액이 어느 수준이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는 정치적 이슈에 의해 움직이고 있어 뭐라 설명하기 힘들다”며 “밸류에이션을 논하는 것도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업계는 그동안 안 원장의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 안철수연구소 주가가 영향을 받은 만큼 기부금액이 더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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