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자산운용업계 공룡’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고액자산가들을 겨냥해 최초로 출시한 비트코인 펀드가 출시 9개월 만에 1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27일(현지시간)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가상자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인 피델리티 디지털펀드 매니지먼트(FD매니지먼트)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피델리티가 자체적으로 산정하는 ‘피델리티 비트코인 인덱스’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로 운용되고 있는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인덱스펀드’가 총 83명의 고액자산가 투자자로부터 총 1억235만달러(원화 약 1140억원)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이 인덱스펀드의 경우 투자자 1인당 최소 투자한도는 5만달러로 돼 있고, 피터 주버 수석 스트래티지스트가 직접 운용하고 있다.
이는 최근 모건스탠리가 판테라, 갤럭시디지털, NYDIG와 공동으로 판매하는 비트코인 전용 펀드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모건스탠리 펀드는 투자금 1억달러를 목표로 한 가운데 지난달 출시 이후 2주간 2940만달러가 모였다.
피델리티는 이 인덱스펀드에 이어 조만간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트러스트’라는 사실상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미 SEC가 여전히 비트코인 ETF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요구가 많은 만큼 피델리티로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