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현장을 가다]"디자인에 사용하는 즐거움 추구"

인터뷰/한샘 김윤희 개발실 이사
  • 등록 2015-04-02 오전 10:56:14

    수정 2015-04-02 오전 10:56:14

한샘EBWE디자인센터 전경. 사진=한샘 제공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비원의 돌담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보면 원서동 한샘 DBWE 디자인센터가 있다. 오른쪽엔 한국의 정자가 층층히 5층까지 자리하고, 왼편엔 현대적인 건물이 하나의 공간을 이루는 곳. 북촌 인력거 투어를 하면 만날 수 있는 바로 그 막다른 길이다.

한샘 디자인센터의 ‘DBWE’는 ‘Design Beyond West and East’의 약어다. 동·서양을 넘어선 디자인을 만들겠다는 철학이 담겨있다.

“지금껏 시장의 규모나 배경, 문화를 감안할 때 디자인 분야는 서양이 주도할 수 밖에 없었다. 저 역시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서양식 교육을 받았고, 집도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밀라노 페어, 메종 앤 오브제 등 디자인 페어와 CES마저 아시아에서 열리며, 무게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한샘은 유럽이나 미국을 주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 아시아인들에게 배워서 익숙해진 서양의 것이 아닌, 동양 감성의 DNA를 일깨우고자 한다.”

김윤희 한샘 디자인담당 이사. 사진=이데일리 김정욱 기자
대학을 갓 졸업하고 1994년 스물세살에 입사, 한샘과 20년간 동고동락한 김윤희(사진) 개발실 이사의 말이다. 그녀는 한샘의 주력 분야인 키친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고가의 제품라인인 키친바흐도 그녀의 손을 거쳐갔다.

현재 한샘에는 부엌, 인테리어, 소품, 온라인 등 150여명의 디자이너가 일하고 있다.

특히 올해엔 10년만에 디자인공모전을 재개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를 주도한 권영걸 전 서울시 부시장을 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한샘(009240)이 보다 성장하려면 제품의 품질 못지 않게 디자인 전략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케아의 강점은 아기자기하게 코디네이션하는 데 있다. 예전 제품과 신제품을 믹스매치해도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싱글들을 위한 이케아의 아이템과 노하우 등은 한샘도 분발할 부분이다.” 한샘의 경우 한국소비자와 주거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고, 다각화한 유통채널과 제품 라인을 강점으로 꼽았다.

김 이사는 앞으로 한샘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렇게 정의내렸다. “주방은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주부의 아뜰리에가 돼야 한다. 멋만 내야 하는 게 아니라 사용하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수입차를 탈 때 차의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문을 여닫는 느낌도 달라야 한다. 한샘의 제품을 사용할 때 고유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한샘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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