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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했다. 4개월 연속 상승이지만 상승폭은 6월 이후 가장 낮다. 전달 상승률 1.0% 대비 증가폭이 0.9%포인트 줄었다.
물가 상승폭 하락은 지난달 정부의 통신비 2만원 지원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앞서 정부는 4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만 16~34세, 만 65세 이상에 한해 통신비를 2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금 대부분은 10월 고지 요금에서 제외하는 식으로 집행했다. 또 다른 요인은 국제유가였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며 석유류는 전년 동기 대비 14.0% 하락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통신비 지원과 석유류 가격 하락 영향으로 약 0.8%포인트의 전체물가지수가 하락했다”며 “이들 품목을 제외할 경우엔 전달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양파 71%·파 54%·사과 49% 등 채소·과일 물가 고공행진
올여름 이어진 태풍과 장마 영향에 따른 농수산물 가격의 고공행진은 10월에도 계속됐다. 채소류의 가격 상승폭이 조금 둔화됐지만 과일류가 크게 올랐다.
계절과 기상조건에 따른 가격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대상으로 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9% 상승하며 8월부터 3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전월(21.5%) 보다 상승폭은 소폭 낮아졌다.
주요 농축수산물의 품목별로 보면 양파(70.7%)를 비롯해 파(53.5%), 토마토(49.9%), 사과(49.4%), 고춧가루(21.4%) 등이 가격이 크게 올랐다. 반면 상추(28.6%), 열무(22.5%), 오이(13.0%) 등은 가격이 하락했다.
안 심의관은 “채소류가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상승폭이 크게 둔화된 반면, 과일은 집중호우 영향과 작황이 좋지 않아 물가가 낮았던 기저효과 여파로 가격이 상승했다”고 부연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다. 전월(0.9%)보다 상승폭은 0.8%포인트 낮아졌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와 생활물가지수는 같은기간 각각 0.3%, 0.7% 하락했다.
11월엔 통신비 인하 효과 없다…채소 재배면적 넓어져
지출목적별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8.2%), 음식·숙박(1.1%), 기타 상품·서비스(2.0%), 보건(1.5%) 등이 올랐고 통신(-14.4%), 교통(-4.4%), 교육(-2.2%), 오락·문화(-0.5%) 등은 하락했다.
품목의 성징별로는 상품이 1.3% 오른 반면 서비스는 0.8% 내렸다. 농축수산물은 13.3% 올랐고 전기·수도·가스는 4.0% 내렸다. 공공서비스는 6.6% 하락했고 외식 등 개인서비스는 1.4% 올랐다. 집세는 0.5% 올랐다.
이번달엔 통신비 지원 효과가 사라진 것이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지난 1일부터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 중인 코리아세일페스타 등은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이어지며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물가 하락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준범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채소류는 10월 중순 이후 작황이 좋아지고 재배면적도 넓어지며 가격이 하향 안정화를 보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과일 가격은 지난해 기저효과 여파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저물가 기조는 경기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향후 자산가격과 맞물릴 경우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수요부족의 영향으로 당분간 낮은 물가상승률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낮은 물가상승률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지만 향후 주가나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이 겹칠 경우 문제가 가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소비자물가 흐름과 물가 상·하방 위험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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