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車부품사, 외형성장 비해 내실은 취약"

세계 100대 국내부품사, 완성차 계열사·친족기업 차지
산업연구원 보고서.. 통합지원시스템 구축 필요
  • 등록 2013-04-29 오후 2:48:24

    수정 2013-04-29 오후 2:48:24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내 자동차 부품회사들을 세계적인 중견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업연구원(KIET)는 29일 발표한 ‘자동차부품 중견기업 육성 및 경쟁력 강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국내 중견 자동차 부품사들이 외형적인 성장세는 지속하고 있으나 내실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부품 1차 협력사 420개 중 2008~2010년 평균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는 중견기업의 수는 141개로 우리나라 전체 중견기업(1422개) 중 약 10%를 넘어섰다. 2010년 이후 세계 자동차 수요가 회복된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그 숫자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의 이면에는 ▲완성차 계열사 및 친족기업 독식 ▲낮은 연구개발(R&D) 투자 집약도 등 내실 면에서 취약한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견기업 수는 늘었지만 세계 100대 진입 부품업체는 4곳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모두 완성차업체 계열사나 친족기업으로 조사됐다.

현재 세계 100대 부품사에 속하는 국내기업은 LG화학(051910)과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모비스(012330), 현대위아(011210), 범 현대그룹에 속하는 한라그룹 계열사인 만도(060980) 4개사에 불과하다.

산업연구원은 “이들의 R&D 투자는 1998년 1조6815억원에서 2011년 4조5373억원으로 2.7배 늘기는 했으나 그 집약도 2011년 기준 2.6%로 세계 자동차산업 평균(2009년·4.7%)이나 일본의 집약도(4.8%·2011년)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일간 R&D 집약도 격차는 2007년 1.02%포인트에서 2011년 2.19%포인트로 벌어졌다. 국내 부품사가 엔저 공습으로 인해 수출가격 경쟁력 마저 저하될 경우 중견기업 육성 및 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KIET 제공
산업연구원은 “정부가 자동차 부품기업과 다른 업종 기업 사이의 공동 R&D 지원과 해외 판로확대를 위한 통합지원시스템 구축 등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완성차와의 불공정거래 관행에 대한 지도·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이들의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 첨단 자동차 부품 단지를 수도권 등 대도시 인근에 증·신설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완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부품사 자체적으로도 폐쇄적인 기업문화를 개방해 전략적 제휴 및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해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 부품 중소·중견기업은 성장에 필요한 자금과 인력, 정보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경쟁 심화, 기술 및 제품의 수명주기 단축 등 변화 속에 놓여 있다“며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지원 정책의 연계를 통한 종합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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