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보다 재경..’ 현대차 재경본부장이 기획·영업·마케팅도 맡는다(상보)

이원희 사장, 기획·영업/마케팅·재경 담당 사장으로
  • 등록 2015-12-31 오후 1:58:32

    수정 2015-12-31 오후 5:47:23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내년 한해 무게중심을 영업 부문보다는 재경 부문에 실을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 경기 여건이 좋지 않고 생산물량도 한계가 있는 만큼 외적 성장보다는 내실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자동차그룹은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사장·55)을 기획·영업/마케팅·재경 담당 사장으로 임명했다고 31일 밝혔다. 기존 재경부문에 기획·영업·마케팅까지 총괄하게 됐다.

이번 인사는 김충호 전 기획·영업·마케팅 총괄 사장(64)이 개인적인 이유로 사의의 뜻을 밝히고 그룹이 이를 받아들인 데 따른 후속 인사다. 김 사장은 영업통으로서 국내영업본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현대차 상용차 부문을 포함한 기획·영업/마케팅을 총괄해 왔다.

이 사장은 미국법인 재경담당을 거쳐 2010년부터 현대차 재경본부장을 맡아 2008년 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의 국내외 재경 부문을 관리해 왔다. 지난해 4월엔 부사장급이던 그룹 계열사 재경본부장이 일제히 사장으로 승진하며 그 역시 사장이 됐다.

이번 인사는 현대차그룹의 내년 전략이 영업보다는 재경관리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차의 기획·영업/마케팅 부문은 김 전 사장처럼 보통 영업부문 출신이 맡았다. 이원희 사장은 해외·재경통으로서 주로 환 리스크 관리 등 재경 부문을 맡았다. 직접적인 영업·마케팅 경력은 없다.

내년 내수 시장에서 올해처럼 무이자 할부나 현금 할인 등 공격적인 마케팅 대신 내수·수출 물량 조율을 통한 수익성 관리에 힘쓸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에 따르면 내년 내수 자동차 시장은 176만대로 올해보다 3.1% 줄어들 전망이다. 3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특히 국산차 판매는 149만대로 올해보다 8만대 줄어들 전망이다. 해외 역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성장세 둔화와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부진 지속 등으로 어려운 시기가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올 초 목표했던 820만대 판매목표에 못 미쳤을 전망이다. 또 내년 역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내실경영’을 강조해 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아래 선제적 리스크 관리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영업력을 대폭 확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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