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윤부근표’ 삼성 프리미엄 생활가전이 다음달 완전한 모습을 드러낸다. ‘9000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잇따라 출시된 냉장고·김치냉장고·진공청소기·에어컨 외에 다음달 삼성 프리미엄 세탁기도 시장에 나온다. TV사업을 통해 ‘1등 DNA’를 체득한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이 생활가전사업을 맡으면서 생긴 변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다음달 중순쯤 출시발표회를 열고 9000 시리즈의 마지막 퍼즐인 프리미엄 세탁기를 시장에 출시한다. 냉장고·김치냉장고·진공청소기·에어컨에 이어 세탁기까지 삼성의 5대 생활가전에서 모두 9000 시리즈가 나오는 것이다. 9000 시리즈는 십진법 숫자 중 가장 높은 ‘9’를 활용해 최고의 제품을 의미하는 명칭이다.
|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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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 시리즈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윤 사장이 생활가전을 맡은 후 처음 내놓은 900리터 냉장고를 ‘T9000’으로 명명하면서다. 이후 나왔던 김치냉장고(M9000)와 진공청소기(L9000) 모두 9000 시리즈로 출시됐다.
냉장고의 경우 900리터여서 9000과 연관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김치냉장고과 진공청소기는 이렇다 할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9000이란 숫자를 고집한 것은 생활가전 전반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통일하기 위해서였다. 윤 사장이 산하에 두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서 만드는 스마트TV 역시 최신 제품은 ES9000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항공기 제트엔진 원리를 적용한 프리미엄 에어컨 Q9000도 공개했다. 신제품은 실내기에서 흡입한 공기를 즉시 찬 공기로 바꿔주는 ‘하이패스 냉방’ 방식에 항공기 제트엔진 설계기술을 이용한 회오리 바람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전략은 윤 사장이 TV사업에서 7080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재미를 봤던 것이다. 윤 사장이 생활가전을 처음 맡으면서 가장 먼저 착수한 게 차별화된 프리미엄 마케팅이었다. 특히 제품군이 다양한 생활가전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려면 삼성 브랜드의 통일성을 반드시 구축해야 했다.
7년 연속 1위에 오른 TV사업 특유의 1등 DNA도 생활가전에 점차 이식되고 있다. 일하는 방식 측면에서 다소 느슨했던 생활가전사업부가 점차 변모하고 있다는 게 삼성 안팎의 목소리다. 신동훈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올해도 좋은 생활가전 제품과 서비스로 국내 시장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