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실적' 삼성전자…코스피 살릴 '구원투수' 될까

4분기 시장 전망치 웃도는 실적에 코스피 급등
어닝시즌 우려 완화 역할…"생각보다 강력한 호재"
"나머지 기업 실적 우려 여전"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 등록 2015-01-08 오전 11:16:02

    수정 2015-01-08 오전 11:19:07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삼성전자(005930)는 추락하는 코스피를 살려낼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우울한 소식만 가득했던 증시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우려가 가득했던 시장에 삼성전자가 산뜻한 출발을 알리면서 ‘기대보다 선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8일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5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4%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잠정 매출액도 12.2% 줄어든 52조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예측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 컨센서스(평균치)는 각각 4조8193억원, 52조486억원이다. 회사 측이 발표한 영업이익 잠정치는 이를 약 4000억원 상회하고, 매출액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 3분기만 해도 ‘충격적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진했던 삼성전자 실적이 드디어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 역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전 11시3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99%(1만3000원) 상승한 13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호실적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는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만 해도 삼성전자 호실적에 힘입어 코스피는 20포인트 이상 상승, 단숨에 1900을 회복했다.

삼성전자과 협력업체 등 관련주가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성적은 코스피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는 부진을 겪으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107만원대까지 추락하자, 코스피 역시 박스권에 갇혀 크게 움직이지 못했다.

특히 이번 4분기 어닝시즌에 대해서는 시작도 전부터 시장에 우려가 팽배했다. 지난해 4분기 환율 변동성 심화와 소비심리 둔화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기업 순이익 추정치인 21조원에 훨씬 못미치는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 발표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호실적은 생각보다 시장에 강력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원·달러 환율 효과가 컸음을 감안하면 4분기 양호한 실적은 비단 삼성전자만의 일이 아니라 국내 수출주 전반에 나타날 수 있는 시그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팔자’ 일색이었던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 이달 들어서만 4685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이날 3거래일만에 ‘사자’에 나서면서 883억원을 사들이고 있다.

곽 연구원은 “우리 증시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가 양호한 성적을 내놨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에서는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이벤트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호실적 하나만으로 섣부른 판단은 아직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 예상보다 좋다고 안도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에 명백한 호재인 것은 맞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쪽을 제외한다면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면서 “과거 4분기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뺀 개별기업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오히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할 경우) 어닝쇼크가 더 강한 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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