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조선 살생부 가닥은 잡혔다...그러나

건설 10개안팎 C등급 이하·조선사 2~3개 추정
채권단 이견·개각·정치적 입김 `변수`
  • 등록 2009-01-14 오후 3:21:38

    수정 2009-01-16 오후 6:00:58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건설사와 조선사에 대한 1차 구조조정 명단이 가시화되고 있다.

111개 신용평가 기업 중 건설사 10개안팎, 조선사 2~3개 정도가 채권단공동관리(워크아웃)나 퇴출 기업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채권은행간 조정 과정에서 이견이 나올 수 있고 정치적 입김까지 작용할 경우 최종 구조조정 명단은 예상보다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 우리銀·농협, 구조조정 칼자루 쥐어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농협 등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 대부분 채권은행들이 건설, 조선사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를 마쳤다.

각 은행들이 등급 분류를 마친 결과 대부분 업체들이 B등급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055550)지주 소속 신한은행은 11개 건설업체와 목포조선, 녹봉조선 등 2개 조선사에 대한 신용평가 결과 미확정된 1~2곳을 제외하고 B등급 이상으로 분류됐다.

하나금융지주(086790) 소속 하나은행의 경우 롯데건설과 SK건설, 금광기업 등 3개 건설업체에 대해 B등급 이상으로 잠정 평가했다.

14개 건설사와 4개 조선사에 대한 등급을 분류한 KB금융(105560)지주 소속 국민은행은 건설업의 경우 일부 조정가능성 있는 기업을 빼면 대부분 B등급 이상이다.  

산업은행은 5개 건설사와 더불어 세광중공업, 신안중공업, 대한조선 등 조선업체에 대해 등급을 매겼고 SC제일은행 등도 주채권 기업에 대한 평가를 완료했다.

관건은 우리은행과 농협의 등급평가. 두 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맡은 기업 수가 많을 뿐 아니라 신용상태가 우량하지 않은 하위권 업체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우리금융지주(053000) 소속 우리은행은 오는 16일까지 30개 건설사와 SPP조선 등 6곳의 조선사에 대해 평가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농협도 13개 건설사 중 전날까지 6개 업체에 대한 평가를 마치고 나머지 7개 업체에 대해 심사를 진행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농협이 평가하는 업체들에게서 C등급 이하가 꽤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사 10개 안팎, 조선사 2~3개 정도가 C등급 이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 최종 살생부 예상보다 적을 듯

각 은행들은 1차 구조조정안이 나오더라도 최종적인 퇴출 기업명단은 이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은 "주채권은행으로써 기업을 평가했다하더라도 부채권은행이나 다른 채권은행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고 그 이견을 받아들여 충분히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1차 명단만 가지고 퇴출 기업을 확실히 가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여신 담당자는 "92개 건설업체 중 15~20%가 C등급 이하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있지만 그 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건설 뿐 아니라 중소 조선사 역시 D등급으로 퇴출시키기보다는 C등급으로 분류해 채권단 공동관리하에 정상화를 도모하는 선택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건설·조선사에 대한 옥석가리기 작업이 당초 일정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설 연휴이후 개각이 예정돼 있어 구조조정에 대한 최고 지휘와 책임 소지가 불명확해질 수 있는데다 벌써부터 지역적, 정치적 입김이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주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장도 23일까지 건설, 조선업체 구조조정 대상을 확정하는 것과 관련 "위원회 대로 준비할 기간이 필요하다"며 시기 조정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 은행별 신용평가 건설사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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