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쌍용차 사태 3년.. 렉스턴에 거는 기대

  • 등록 2012-05-30 오후 1:53:12

    수정 2012-05-30 오후 1:55:41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지난 28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열린 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날을 봉축하는 법요식에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주요 내빈으로 참석했다. 공교롭게도 3년전 이날은 쌍용차 희망퇴직 신청자가 1530여명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

쌍용차(003620)에게 2009년 5월은 잔인한 시기였다. 당시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노조측은 철회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이어 공장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결국 해고 대상자 2646명 중 2026명은 희망퇴직을 했고, 공장 점거농성에 대한 경찰의 강제해산을 거쳐 461명은 무급휴직, 159명은 정리 해고됐다.

3년이란 시간이 지난 현재 쌍용차 사태는 국민들의 뇌리에서 점차 잊혀져 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22명의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가족이 목숨을 잃었고, 쌍용차 해고자들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 약자로 인식되고 있다. 조계종도 올해 봉축법요식을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이 참여하는 `국민과 함께 하는 법회`로 개최하면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초대했다.

시민·종교단체는 물론 정치권도 쌍용차 해고자 문제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해결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쌍용차 해고자 문제에서 정부가 자유롭지 못한 것은 2004년 정부 주도로 이뤄진 외국자본으로의 헐값 매각 이후 경영악화, 기술 `먹튀` 논란으로 이어진 발단이 됐기 때문이다.

쌍용차 사측은 무급휴직자가 복귀하기 위해선 2교대 공장가동이 가능한 연간 16만대 생산수준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쌍용차의 올해 생산목표가 12만300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측의 무급휴직자 복귀가 당장은 어렵다는 얘기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해고 노동자의 자살 소식이 들릴 때 한때 같은 직장 동료였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고 철회 주장에 대해선 "이미 대주주도 바뀌고 시간도 흘렀는데 이제와서 3년전으로 되돌리자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라며 "해고자 문제를 사회 이슈화 시키고, 심지어 일부가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것은 경영 정상화에 결코 도움이 안되는, 회사의 발목을 잡는 행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때 한 일터에서 일했던 동료였지만 지금은 회사를 지키고 있는 노동자와 회사 밖에서 투쟁하는 해고자들로 갈라져 있는 현실에 모두 힘들어 하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쌍용차는 30일 임직원 가족 300여명을 평택공장으로 초청해 회사와의 유대감을 돈독히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가족이 근무하는 일터를 직접 둘러보고 회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여 회사와 가족들간의 일체감과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취지다. 최고경영자와 노조대표와의 대화 시간에는 이유일 사장과 김규한 노조위원장이 참석해 가족들과 함께 회사의 현황과 비전, 향후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쌍용차는 앞으로도 임직원과 가족 구성원간의 화합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소속감과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한마음 일체감을 형성하는데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지난 24일 부산모터쇼에서 뉴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렉스턴 W`를 처음 공개했다. 렉스턴 W는 2001년 `대한민국 1%`라는 콘셉으로 SUV 돌풍을 일으킨 렉스턴의 1세대 모델과 렉스턴Ⅱ에 이은 3세대 모델이다. 쌍용차는 렉스턴이 첫 출시된 이듬해인 2002년 16만대 생산을 달성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렉스턴 W는 쌍용차가 가장 힘들었던 2009년 개발에 착수해 2년6개월의 연구개발기간 동안 약 1300억원을 투입해 탄생한 차량이다. 렉스턴 W가 쌍용차 구성원들의 지난 3년간 트라우마를 치유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관련기사 ◀ ☞[부산모터쇼]쌍용차, 뉴 프리미엄 SUV `렉스턴 W` 공개 ☞쌍용차, 전세계 50개국 해외 대리점 대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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