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지난 60년간 우리나라 정치 역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그는 고작 24살이던 지난 1963년에 조부이자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고(故) 김병로 선생의 비서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제 11·12·14·17·20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위기 때마다 킹메이커 역할을 해 왔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13명 중 당선 과정에 그의 도움을 받은 사람도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등 무려 3명이나 될 정도로 한국 정치사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쳤다.
특히 김 전 비대위원장은 2010년대 이후부터 정치권에서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을 넘나들며 현 거대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모두 활동하면서 만능 해결사 역할을 했다.
실제로 그는 현재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제18대 대통령선거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시절에는 2021년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제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승리를 일궈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사실상 현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초대 당대표로서 위기로부터 당을 재건하고 현재의 체제를 갖추는데 큰 역할을 했다. 여전히 그가 국회의원들의 정치 스승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전히 어려운 정치상황이 있거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때마다 그를 찾아 도움을 청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 그가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은 어떨까. 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1987년 현재의 헌법체제를 갖추고 35년이 지나는 동안 국회의원을 총 9번을 뽑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지도자가 나온 적이 없다.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한다”며 “당장 이번 정권의 성공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100년 대한민국 역사를 위해서라도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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