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인 정기선(사진) 상무를 그룹의 체질개선을 진두지휘할 기획실로 전진 배치하고,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한 선박영업본부를 출범시켰다고 22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2분기에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한 이후 경영진 교체가 이뤄지는 등 위기 경영이 한창 진행중”이라며 “시장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회사 조직 효율성과 영업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위기 극복 방안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009540) 그룹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획과 조정 역할을 담당하는 기획실에는 지난 16일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정기선 상무를 발령냈다. 정 상무는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으로 작년 6월 현대중공업에 재입사, 경영기획팀과 선박영업부 부장을 겸임하면서 사업 전반에 걸쳐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재계에서는 정 상무가 그룹 기획실장을 겸하고 있는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을 보좌해 그룹의 위기 극복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하게 된 것을 3세 경영의 신호탄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울러 선박영업을 강화하고, 효율을 꾀하기 위해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한 선박영업본부를 구성했다. 이에 따라 울산에 있는 현대미포조선 선박영업부와 기본설계부가 서울 계동사옥으로 이전해 합류한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현대중공업은 7개 사업본부 체제를 유지하면서 본부아래 부문 단위가 기존 58개에서 45개로 줄었고 전체 부서도 432개에서 406개로 감소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앞서 지난 12일 밝혔던 해외법인 및 지사에 대한 점검 작업에도 착수했다. 사업성과가 낮은 법인과 지사는 통합해 효율적인 운영을 해 나갈 예정이다. 해외 주재원을 대폭 줄이고 필요한 인원에 대해서는 단기파견형태로 근무하기로 했다. 현재 조선 3사는 해외에 25개 법인과 21개 지사 등 46개 해외조직을 두고 있다. 국내지사 역시 그룹 지사망을 활용해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2일 긴급 본부장 회의에서 “전 임원들의 사직서를 받은 후 임원 인사를 통해 재신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다음 날 사장단·본부장 인사를 단행했고 곧 이어 16일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임원 262명 중 31%인 81명을 감축하는 고강도 임원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세계 선박 발주 물량이 줄어든 여파로 지난 1~9월 조선·해양·플랜트 부문(현대삼호중공업 포함) 수주액 규모가 전년 동기 203억 달러보다 34.5% 감소한 133억 달러(약 14조 원)에 그쳤다. 해운·조선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세계 발주 물량은 400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서 3085만CGT로 2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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