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들 거침없이 인력 구조조정…'수익성 개선·AI 도입'

페이팔 수익성 악화에 2500개 일자리 감축
美 최대 물류 UPS, 1.2만명 감원…"AI로 대체"
올 들어 기술기업 95곳, 일자리 2.5만개 사라져
  • 등록 2024-01-31 오전 10:51:55

    수정 2024-01-31 오전 10:51:55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에서 기업들의 인력 구조조정 소식이 연초부터 잇따르고 있다. 경영악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작업은 물론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영향이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본사에 페이팔 간판이 보인다(사진=AFP)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결제서비스업체 페이팔은 올해 25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할 계획을 밝혔다. 올해 신규 채용도 없애기로 했다.

간편 결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는 등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이번에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인원은 전체 직원 2만9900명(2022년 말 기준) 중 약 9%에 달한다.

알렉스 크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자리를 줄임으로써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성 있는 성장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속도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며 “동시에 우리는 성장을 창출하고 가속할 수 있는 사업 분야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최대 물류회사 UPS도 실적 부진 영향으로 1만2000명 감원을 포함한 비용 절감 대책을 내놓았다.

캐롤 톰 UP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는 어렵고 실망스러운 한해였다”며 “올해 약 1만2000개 관리직 일자리를 감축해 인력 감축을 통해 1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UPS의 이번 감원은 관리 효율화를 통해 주로 매니저급 관리직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UPS의 전 세계 직원은 49만5000명에 달하며, 관리직은 8만 5000명 수준이다.

톰 CEO는 “이번 감원은 UPS 운영 방식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AI와 기타 신기술을 사용해 운영 효율을 강화하는 방안이 구조조정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비치에서 UPS 배송 기사가 배송을 하고 있다.(사진=AFP)


또 미 증권거래소 중 하나인 나스닥도 수백 명의 인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나스닥의 이번 구조조정은 지난해 6월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아덴자(Adenza)를 105억 달러에 인수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아덴자를 통합하면서 수백명의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며 “업무 중복 최소화와 효율화를 위해 일부 직위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일부 자리는 재배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스닥은 작년 9월 기준 6590명의 직원이 있으며, 아덴자는 나스닥에 인수 전까지 약 2000명의 직원이 근무했다.

올해 빅테크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기술 산업의 감원현황을 분석하는 레이오프스(Layoffs.fyi)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이날까지 98곳 기술기업에서 2만5136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게임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5일 게임 부문 전체 직원 2만2000명 중 약 9%에 해당하는 약 1900명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기술직과 광고직 직원 1000명 이상을 해고했으며,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서도 크리에이터 지원을 담당하는 일자리 100여개를 없애기로 했다.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도 정규직의 약 9%인 1000명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마존도 스트리밍 및 스튜디오 운영 담당 부서 직원 수백 명 인력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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