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혜민스님은 지난 2011년 트위터에 “법정스님께서 무소유가 가능하셨던 것은 책 인세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도나 주지에게 아쉬운 소리 안 해도 살 수 있어야, 그리고 또 어느 정도 베풀 능력이 되어야 아이러니하게도 무소유도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 글은 지난 15일 혜민스님의 건물주 논란 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다시 떠돌았다. 혜민스님이 법정스님의 인세 ‘무소유’를 잘 모르고 한 말이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특히 혜민스님과 법정스님은 내놓는 책마다 불티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인세 ‘소유’ 여부로 비판 대상이 갈렸다.
2010년 법정스님 입적 당시 알려진 그의 인세 수익은 10억 원 이상이다. 370만 부가 넘게 팔린 ‘무소유’를 비롯해 생전에 펴낸 책이 30여 권이다.
하지만 단 한 푼도 자신을 위해 쓰지 않았고, 모두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이란 샘과 같아 고이면 썩는다. 항상 남을 위해 퍼내야 한다”는 게 법정스님의 생각이었다.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 측은 당시 “치료비가 필요하실 때 실제로 법정스님은 돈이 전혀 없으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스님은 누구를 얼마나 돕는지 가까운 지인에게조차 알리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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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의 에세이집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300만 부 이상 팔리며, 교보문고가 발표한 ‘2010년대(2000~2019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혜민스님은 지난 2012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책에 인세에 대해 “밝히긴 어렵지만 많은 액수”라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어떻게 써야 할 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구체적이지 않지만 소년소녀가장도 돕고, 명상센터도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동생이 있고 부모님이 계시는데 조금 도와드릴 수 있어 행복했다”고도 했다.
다만 혜민스님도 해당 인터뷰에서 “승려가 죽을 때 통장에 돈이 남아 있으면 안 된다. 그전에 다 퍼주고 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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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며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한민국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드려 거듭 참회한다”고 전했다.
혜민스님은 최근 한 방송에서 이른바 ‘남산타워 뷰’의 서울 도심 자택을 공개한 것 등을 두고 논란이 돼 왔다.
한국 불교를 강도 높게 비판해온 ‘푸른 눈의 수행자’ 현각스님은 전날 SNS에 혜민스님을 두고 “연예인 뿐이다”며 “일체 석가모니의 가르침 전혀 모르는 도둑놈뿐이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