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통령은 다음달 2일 출간되는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알에이치코리아)에서 “북한은 2009년 8월 2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김기남 당시 북한 노동당 비서 등 조문단이 청와대를 예방했을 때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조문단이 북한으로 돌아간 직후인 8월 28일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현인택 통일부 장관에게 보내왔다”고 적었다.
이 전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이 정상회담의 대가로 쌀과 비료 등 상당량의 경제 지원을 요구해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10월 중순 싱가포르에서의 임태희(당시 노동부 장관)·김양건 접촉과 함께 태국 후아힌에서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도 원자바오 총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주선하려 했다.
그러나 그해 11월 통일부와 통일전선부 간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임 장관이 합의한 옥수수 10만t과 쌀 40만t, 비료 30만t, 아스팔트 건설용 피치 1억달러 어치, 북측의 국가개발은행 설립 자본금 100억달러를 제공해 달라”고 요구해 회담은 무산됐다.
2011년 5월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마지막 날 원자바오 총리는 “대통령께서 결심을 내려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다시 제안했지만, 이 전 대통령은 “사과 없이 회담 없다”고 답해 결국 임기 중 회담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