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60대 A씨는 ‘14일까지 밤 9시 영업제한 연장’ 얘기를 듣곤 빈 테이블을 바라보더니 한숨부터 내쉬었다. 테이블을 닦던 애꿎은 행주만 만지작거리던 A씨는 “호프집은 식사하고 저녁 8시 이후에나 손님이 오는데 9시까지 영업이면 손님들이 발길을 돌린다”며 “밤 영업하는 자영업자들 다 죽는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애매하게 시간 정해놓고 영업하라고 생색내니 화가 난다”며 행주를 테이블 위로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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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자영업자들은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며 반색했다. 충북 청주시에서 스크린 골프장을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비록 1시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퇴근하고 난 직장인을 상대하기 때문에 몇 팀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원 강릉시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B씨는 “9시까지 영업이면 저녁 8시만 되도 식사를 하기 늦은 감이 있어서 손님들이 안 온다”며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하면 확실히 숨 쉴 구멍이 생긴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0)씨는 “카페라는 공간이 식사를 하고 오는 자리인데 9시면 손님들이 방문하기 애매한 시간”이라며 “1~2시간 만이라도 영업시간을 연장해주면 좋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도 “손님 한 분 한 분이 소중한데 8시 30분부터는 오는 손님들께 ‘9시까지 영업하는데 괜찮으시겠냐’고 묻는다”며 “빚내서 버티고 있는데 자영업자들 이러다 다 죽는다”고 토로했다.
뿔난 자영업자들은 집단행동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전국자영업자단체협의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PC방·카페·음식점·호프집 등이 모인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7일부터 사흘간 밤 12시에 문을 여는 ‘개점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 단체는 “과학적이지 않은 영업시간 제한 조치는 폐지하고, 방역 지침을 강화해 자영업자들이 살아갈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방역 지침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흥주점·헌팅포차·클럽 등과 함께 집합금지 시설로 묶인 홀덤펍의 업주들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정부가 홀덤펍에 대한 자세한 실태조사나 뚜렷한 보상 계획 없이 집합금지 6종에 포함시켜 자영업자 가족들의 생계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6일 정부는 전체 확진자의 약 70%가 집중된 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를 오는 14일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밤 9시 영업제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도 그대로 시행된다. 비수도권 지역은 ‘밤 9시 제한’을 오후 10시까지로 연장해 허용하기로 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크고 국민들께서도 불편함이 큰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다만, 아직도 코로나19의 위험이 크고 설 연휴를 통한 재확산의 위험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