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막 사흘째를 맞은 중국 베이징모터쇼에는 글로벌 차업체도, 중국 현지차도 아닌 생소한 브랜드의 차들이 취재진과 관객들을 맞고 있다. 바로 합자기업들의 중국 독자브랜드 차들이다.
현대차(005380) 합자사인 베이징현대 부스에는 `쇼왕`이라는 생소한 브랜드의 차가 한 대 전시됐다. `BHCD-1`(베이징현대 콘셉트 디자인 1호)라는 이름의 이 차는 기존에 베이징 현대가 내놓은 차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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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현대는 올 하반기 중국 3공장 준공 이후 이 차의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부터 현지 독자브랜드 준비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상하이GM우링은 이번 모터쇼에 아예 별도로 `바오쥔`관을 마련해 1800cc급 신차 `바오쥔 630` 등 5종의 양산차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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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따로 독자브랜드를 만들어 선보이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의 압력 때문.
중국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현지 생산은 크게 늘고 있지만 여전히 토종업체들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은 미흡하다는 당국의 판단이 글로벌 업체들에게 현지 브랜드를 만들라는 압력으로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차업체들에게 중국 독자브랜드 개발은 개발 로열티 수입 감소, 현지 업체로의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하게 하는 일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BMW, 폭스바겐 등 유럽계 글로벌 메이커들은 현지 독자브랜드 출범에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현지 업체 관계자는 "중국에서 생산과 판매를 늘리기 위해선 정책에 부응해야 하지만 그 이후 본사의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게 글로벌 차 업체들이 가진 딜레마"라며 "적극적으로 독자브랜드를 활용하려는 업체들도 있지만 대부분 소극적으로 정책을 수용하면서 당국의 눈치를 보는 중"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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