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이미 사의를 표명한 강만수
(사진) KDB(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정권에 따라 금융기관 수장들이 사임하는 현실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또 산은금융지주의 기업공개(IPO)는 반드시 필요한 반면,
우리금융지주(053000) 인수는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만수 회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KDB금융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산은금융은 대주주인 정부로부터 증자를 받을 수 없어 시장에서 자금을 동원해야 한다”며 “창조경제를 위해, 또 세계적인 은행으로 발전하기 위해 IPO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 사진= KDB금융지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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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산업은행법 개정으로 2014년 5월까지 산은금융지주는 주식을 1주 이상 팔아야 한다. 하지만,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 세외 수입으로 잡혀 있던 KDB금융 지분 매각과 관련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강 회장은 정권이 바뀌면 금융기관 수장들이 잇따라 사퇴하는 현실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외국계 금융기관에 있는 친구가 ‘외국이라면 다른 회사에서 좋은 실적을 낸 당신을 스카우트할까 봐 주주들이 붙잡았을 것’이라고 하더라”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지배구조 문화가 준비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금융 등 국내은행과의 인수·합병(M&A) 보다는 해외 진출을 통해 KDB금융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다이렉트 뱅킹을 하고 있어 우리금융처럼 지점이 많은 은행 인수는 부담”이라며 “이보다 해외 진출이 성장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후임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공직자는 항상 해야 할 일을 그만두는 날까지 해야 한다“며 ”전투하다가 사령관이 집으로 갈 수는 없는 만큼 후임이 올 때까지 회장직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6월 개교한 KDB금융대학을 제대로 된 대학 반열에 올려놓지 못하고 퇴임하는 것을 가장 아쉬워했다. 그는 “올해 개교 첫해인데 발전하는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쉽다”며 “기회가 된다면 강의를 계속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임기를 1년 앞두고 최근 사의를 표명한 강 회장은 “물러갈 때가 되면 감사한 마음으로 물러나겠다는 마음으로 공직 생활을 해왔다”고 심경을 밝혔다. 후임자를 묻는 질문에는 “물러가는 사람이, 책임도 없는 사람이 새 사람을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