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동 여행, 입맛따라 골라먹는 ‘우동 천국’

가케·자루·붓카게 등 종류 다양
사누키 우동은 쫄깃한 면발 일품
에비스역 구내 300엔대 가격 저렴
  • 등록 2008-10-01 오후 1:59:00

    수정 2008-10-01 오후 1:59:00


 
[경향닷컴 제공] 일본 사람은 우동을 좋아한다.

오죽했으면 ‘카가와(香川縣) 사람들은 새벽 5시부터 한밤중까지 우동을 먹는다’는 표현이 있을까. 전 일본 국민을 눈물바다에 빠뜨린 소설 제목도 바로 ‘우동 한 그릇’이다.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은 일본 국회에서 낭독되었고 일본 의원들과 전 국민을 울렸다 나중에 은행원과 의사로 성공한 ‘우동 한 그릇’의 주인공 형제는 말한다.

“가난한 시절 우동 한 그릇이 큰 힘이 되었고, 언젠가는 북해정에서 세 사람이 우동 세 그릇을 시켜 먹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소설을 보면 일본 사람은 연말에 우동을 먹는다. 희한하다. 그만큼 일본인에게 우동은 참 특별한 음식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하루키 여행법’을 보면 아예 ‘우동 찾아 삼만리 식의 우동여행’을 떠난다. 물론 각종 우동과 우동집, 우동집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우동 먹기 좋은 계절’이 시작된다. 쌀쌀한 날씨의 일본에 가면 김이 폴폴 솟는 길거리의 우동 집에서 일단 ‘우동 한 그릇’을 먹어 볼 일이다.

우동의 운명(?)은 참 기구하다. 한낱 먹을거리에 불과한 우동을 두고 갖가지 말이 많았다.

“우동이 뭐냐? 결국 가락국수 아니냐, 가락국수로 표기하자.”

하지만 우동과 가락국수는 엄연히 다르다. 우동의 기원은 중국이다. 중국의 국수 중에 우동 같은 것이 있었다. 이렇게 따지자면 중국 기원이 아닌 물건이 없다. 우동(うどん)은 서기 806년께 일본의 홍법대사가 중국에서 ‘밀가루 반죽을 야채, 소 등과 더불어 먹는 음식’을 일본의 시코쿠(四國) 지방으로 전래시켰다.

이것이 우동의 시초였다는 내용이 비교적 정설이다. 우동의 종류는 비교적 간단하다. 지역별로는 최근 한국 사람에게 인기가 높은 사누키(讚岐·카가와의 옛 이름)우동을 비롯해 홋카이도(北海道)우동, 간사이(關西)우동 정도로 나눌 수 있고 면에 얹는 고명에 따라 기츠네 우동(여우 우동이라는 뜻으로 여우가 유부를 좋아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다누키 우동(너구리 우동)으로도 나눈다. 물론 새우튀김 등을 얹어 먹는 것도 있다.

먹는 방식에 따라 가케우동, 자루우동, 붓카게우동, 볶음우동, 냄비우동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최근에는 카레우동도 유행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우동은 가케우동이고, 자루우동은 우리가 메밀국수를 먹는 방식대로 먹는 것을 말한다. 대나무 채반에 삶은 면을 얹어주면 파와 깨 간 것, 고추냉이 등을 쯔유(간장 넣은 국물)에 넣고 우동을 쯔유에 적셔서 먹는다. 가케우동에 우리는 어색하지만 일본인은 ‘우동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최근에는 가케우동과 자루우동, 사누키우동이 대세다.

사누키우동은 국물 맛보다는 면발의 맛을 먼저 생각하는 일본인에게 ‘쫄깃하고 탄력 있는 식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좋은 밀을 생산하는 카가와 지방의 밀가루, 혼슈와 시코쿠 사이의 조류가 빠른 세토나이카이에서 생산되는 멸치와 각종 해물, 그리고 카가와의 넓은 염전에서 만든 천일염과 좋은 물이 사누키 우동을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최근에는 카가와뿐 아니라 일본 전역에서 사누키우동의 간판을 볼 수 있다.

‘도쿄우동 텐진’(치요다선 유시마역 4번 출구 도보 2분, 03-5846-4040)에서는 여러 종류의 면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 평일에는 새벽 3시까지 영업하는 것도 장점. 우동과 돈부리 정식이 980엔 선이다.

‘사누키우동’(JR 야마노테 선 에비스 역 구내, 03-3716-4198)도 추천할 만하다. 우선 300엔대의 ‘착한 가격’이 마음에 든다. 우동과 튀김 등을 먹고 나오면서 계산대에서 정산하는 방식이다. 실내 분위기도 깔끔한 편.

자그마한 전통 우동집으로는 우에노의 ‘사누키 순센’(도쿄 메트로 이나리쵸 역에서 도보 3분, 타이토쿠 히가시 우에노 6-1-7)도 권할 만하다. 의자가 10개가 채 되지 않는 가게를 수제 사누키우동 하나만으로 3대째 운영하고 있다. 찬 우동과 따뜻한 우동으로 나누어 내놓는다. 고명은 선택 가능. 주인의 영어 실력도 수준급이다.

▲ 일본여행 추천정보 -상품: 도쿄 3일/심야전세기 ‘夜短법석’ -내용: 토요일 새벽 출발, 월요일 새벽 도착+호텔 1박-가격: 30만9000원부터-문의: (02)2022-6424, 투어익스프레스(www.tourex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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