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용선료 조정 완료돼도 2018년까지 영업손실 예상"

8년 연속 영업손실 기록 전망…해운업황 부진 이유
지난 1분기 부채비율 1만1811%로 치솟아
  • 등록 2016-07-07 오전 9:51:35

    수정 2016-07-07 오후 2:17:42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 로비에 놓인 컨테이너선 모형.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선 기자] 현대상선(011200)이 인하율 21.2%에 달하는 용선료 조정 협상에 사실상 성공했음에도 2018년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최근 증권신고서를 통해 “영업손익 적자는 당사의 자구안 이행, 출자전환 등이 완료된 이후에도 단기간 내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며 “영업실적은 용선료 조정이 완료된 후에도 2018년까지 영업손익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해외 22개 선주와 용선료 조정협상을 벌인 결과를 지난 6월 발표하면서 3년6개월간 5300억원의 현금 지출이 줄어들어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용선료 협상이 완료된 이후로도 영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 2월부터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진행해 5개 컨테이너 선주와는 20% 수준으로 용선료를 인하하고, 17개 벌크선 선주와는 25% 가량 용선료를 깎는 것으로 계약사항을 조정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향후 2018년까지 53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전망처럼 용선료 인하 협상에도 불구하고 2018년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되면 현대상선은 8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현대상선은 2011년 이후 업황 악화와 비싸게 선박을 빌린 비용 등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해왔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25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만 1629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이며 경영난을 겪고 있다.

아울러 이번 용선료 협상에서는 5300억원의 신주 지급금액 외 나머지 금액에 대한 특약사항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테이너 선박의 경우 2017년 이후 연간 감사보고서상 상각전영업이익률(EBITDA)이 6% 이상이면 이익의 30% 한도 내로 선주들에게 지급할 채무금액을 의무 조기상환해야 한다. 또한 벌크선주의 경우 2017년 이후 연평균 벌크선운임지수(BDI)가 2000 이상일 경우 초과 수치에 10만달러(1억1600만원)를 곱한 금액을 한도로 선주들에게 채무금액의 비율대로 상환해야 한다.

또한 현대상선은 이달 중으로 ‘2M’ 가입의 구속력 있는 가입 합의서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선복량 점유율 28.5%를 차지하는 세계최대 해운동맹인 2M 가입을 추진 중이다. 이 동맹에는 세계 1·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가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2M의 취약 노선인 아시아~미주 노선으로 선박을 대거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까지 운영되는 해운동맹인 G6 회원사인 현대상선은 총 16척의 1만TEU급 이상 선박을 보유했다. 현대상선은 2M 가입이 불발할 경우 ‘플랜B’로 아시아~미주 노선 단독서비스 운영도 염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채권단 출자전환을 위한 3가지 선행 조건에 대한 이행에 돌입했던 지난 1분기 당시 현대상선은 자본 잠식율이 99.86%에 달했다고 전했다. 또한 부채비율은 무려 1만1811%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 조건을 이행한 후 채권단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200%대로 감소하게 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번 증권보고서는 해운업 시황의 최저점인 2015년 실적을 기반으로 최악의 상황이 지속된다는 가정 하에 작성된것”이라며 “최근 운임 상승 등 해운업황이 바닥을 찍고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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