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대표적 사찰'세종 비암사 극락보전' 보물 된다

세종특별자치지 첫 건축문화재
시대특성, 지역성 잘 간직해
  • 등록 2020-12-24 오전 9:32:01

    수정 2020-12-24 오전 9:32:01

‘세종 비암사 극락보전’ 전경(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에 있는 세종특별자치시 유형문화재 제1호 ‘비암사 극락보전’을 24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비암사는 통일신라 도선(道詵)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온다. 그 외에도 여러 창건설이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그러나 673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국보 제106호)이 비암사에서 출토됐다. 지금까지 이 고장에서 비암사를 ‘삼한고찰(三韓古刹)’로 부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사찰의 창건 시기는 고대로 거슬러 볼 수 있다.

극락보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일반적인 측면 3칸형에서 벗어난 2칸형 불전으로, 전란 이후 사찰 경제가 축소된 사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포의 구성은 크기에 따른 대첨차, 중첨차, 소첨차를 모두 사용한 특징을 보이며, 첨차를 배열한 방식, 내외부의 살미 모양 등에는 조선 중기 이후 다포 건축물에 보이는 특징들이 잘 반영돼 있다.

극락보전의 가구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측면 규모라고 문화재청 측은 설명했다. 측면이 2칸이면서 팔작집을 지으려다 보니 일반적인 상부가구 구성으론 대응이 쉽지 않았다. 보통 건물에서는 충량 1본을 두었으나, 극락보전은 충량을 좌우 협칸에 각각 3본씩 설치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측면 주칸이 긴 편이어서 충량을 보조로 설치하여 추녀에 걸리는 하중을 감당하려는 의도로 추측된다고 문화재청 측은 부연했다.

창호는 일반적인 조선후기 불전 창호와는 차별성이 보인다. 앞쪽 창호는 문얼굴을 4분할해 가운데 두 짝은 여닫이를 두고 문설주로 분리하고, 나머지 좌우에는 외짝 여닫이를 설치했다. 뒷쪽 창호는 이른바 영쌍창으로 분류되는 방식으로, 쌍여닫이창의 중간에 설주를 세운 형태이다. 건립 당시에 제작한 창호는 아니지만 뚜렷한 근거를 토대로 창호의 원형을 되살렸다는 점에서 극락보전의 건립시기에 걸 맞는 외관을 보여준다.

이처럼 세종 비암사 극락보전은 건물 조성연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찾을 수 없으나, 17세기 중엽 지방 사찰 불전의 시대특성과 지역색을 잘 간직한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로의 가치가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세종 비암사 극락보전’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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