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제안 혁신전당대회에 ‘유보적’ (종합)

당내 의견 들어 결정… 안 전 대표, 제안에 앞서 문 대표와 논의
안 전 대표 30일부터 1박2일 광주 찾아, 당원들과 혁신토론회 개최
  • 등록 2015-11-29 오후 2:38:00

    수정 2015-11-29 오후 2:38:00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안철수 전 대표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지도체제로 제안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거부하고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고 나선데 대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대표는 29일 “당내 의견을 더 들어보고 판단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안박 연대 제안이 (성사) 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며 “당내 의견을 더 들어보고, 최고위원회를 비롯해 두루 의견을 듣고 난 뒤에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문안박 연대 제안은 개인적으로 한 게 아니라 지금 우리 당에게 꼭 필요한 혁신과 단합을 이루기 위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당내서 많은 분들의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요구를 받아들여서 제안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어 “당장 성사되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우리 당의 단합과 당외 천정배 신당 그룹하고 함께 연대가 이뤄져 박근혜 정부의 독재와 독주, 독선을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 앞으로 노력해 나갈 생각”이라며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전당대회 개최 수용에 여지를 뒀다.

안 전 대표는 혁신전당대회 개최 제안에 앞서 문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들을 만나 당 내홍 사태 해결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지도체제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자 갖고 있는 생각 다른 것도 확인했다. 지금 지도체제로 총선 치르기는 굉장히 어렵다는 게 현 지도부의 문제 인식이다. 이것도 확인했다. 그러면 어떤 대안이 있는가 고민 끝에 내놓은 제안이 오늘 말한 혁신전대”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혁신 전대 내용에 대해, “이전까지의 전대와 달리 구체적으로 당 어떻게 바꾸겠다, 어떻게 하면 집권할지 비전 내놓고 경쟁하자는 거다. 네거티브, 계파 간 대립 전대가 아니라 포지티브한 비전과 바꿀 수 있는 내용에 대해, 콘텐츠에 대해 경쟁하자는 단서 조항을 단 이유다. 이 과정에서 국민이 기대하고 신뢰가질 것이다. 이렇게 새로 뽑힌 대표는 정통성 얻고 새 리더십으로 총선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혁신 전대를 통해 만들어질 지도체제로는 집단지도체제도 열어놨다. 현 지도체제는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다. 안 전 대표는 “(집단지도체제) 가능성 열어두고 싶다. 전당대회 준비하면서 논쟁 치열할 것이다. 논쟁 벌어지는 게 좋다고 본다며 문 대표 포함해 가능한 모든 이들이 혁신대회에 나와서 경쟁하는 게 옳다고 본다. 문 대표 위해서도, 현재 불안정한 상황 뚫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가 3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새정치연합의 심장인 광주를 찾는다. 안 전 대표는 30일 오전 11시 광주시 빛고을노인건강타운에서 어르신들의 말씀을 경청하고 광주전남 일간지 정치부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오후 2시에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당원들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혁신 토론회를 열고 5시부터는 광주 태양운수 택시기사들과 만난다. 저녁에는 청년 CEO들과 호프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그 다음날 1일에는 광주시 남구 광주김치타운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김장을 담근다.

예전부터 계획돼 있던 일정이라고 하지만, 문 대표에 대한 호남권 지지도가 떨어지고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한 직후라 이미 전대 경선 준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에 충분하다.

안철수측 관계자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말한 기조를 바탕으로 광주에서 혁신 토론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의미 부여에 선을 그었다.

한편, 월간중앙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타임리서치’와 공동으로 새정치연합 대의원 1048명(전체 대의원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9일 하루 동안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야권 대선후보 지지도는 문 대표와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이 각각 28.5%, 28.3%로 초박빙의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다음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16.8%, 김부겸 전 의원 5.8%, 안희정 충남지사 5.6%, 안 전 대표 5.5%순이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지도체제에 대해서, 대의원들의 47.3%는 ‘현 문재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총선을 치르는 것이 낫다’고 응답한 반면 46.0%는 ‘조기 통합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 낫다’고 답했다. 부산을 비롯해 울산·경남에서는 ‘현 체제 유지’ 의견이 62.7%로 가장 높았고, ‘새 지도부 선출’ 의견은 전남에서 59.5%로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도 ‘새 지도부 선출’ 49.9%, ‘현 지도체제 유지’ 41.5%로 지도체제에 대한 변화 요구가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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