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해병대 고(故) 채모 상병의 사망 사건 당시 함께 급류에 휩쓸렸다가 생존한 장병이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과 7여단장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했다.
| 고(故) 채수근 상병의 안장식이 2023년 7월 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는 가운데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이 추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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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센터)는 25일 생존장병 A씨가 피해자 자격으로 변호사를 통해 경찰과 공수처에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과 7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상 성립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전역 후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상으로 고소한 생존장병이다.
센터 측은 “A씨는 반성 없이 사실을 왜곡하는 사단장의 모습에 분노하며 그간 곳곳에서 확인한 증언들을 바탕으로 각 수사기관에 임 전 사단장의 거짓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의견서에는 작전 지휘권을 갖추지 못한 임 전 사단장이 무리한 작전지시를 하달한 점과 이러한 부분에 대해 조치를 하지 않은 7여단장의 행동으로 채 상병의 사망과 A씨가 상해를 입었다는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견서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18일 오후 8시께 화상회의(VTC)를 주관하며 “위에서 보는 것은 수색 정찰이 아니다”고 부하들을 질책했다. 이어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바둑판식으로 찔러 보면서 찾아야 한다. 71대대가 그런 방법으로 실종자를 찾은 것 아니냐”고 지시했다. 또 임 전 사단장이 손을 가슴높이까지 올리며 “거기 내려가는 사람은 그 장화 뭐라고 그러지”라고 물었고, 누군가 가슴 장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사단장 주관 VTC가 끝난 뒤 여단장은 실제 가슴 장화의 숫자를 담당 참모에게 확인해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A씨는 의견서를 제출하며 경찰, 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조속히 수사를 진행해 폭넓은 증언을 청취하고 사고 원인과 책임자 처벌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며 “특히 국방부로부터 사건을 넘겨받고도 수개월째 임성근 전 사단장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경북경찰청에 대한 우려와 의구심도 함께 전했다”고 밝혔다.